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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배분 등 구체적인 정책 제시 강점

입력 | 2013-01-10 07:00:00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이 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서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선수 경험·코치 자격증도 가진 기업가
축구협회 국제담당 이사·부회장 경력

협회 조직개편 등 구체적 청사진 제시

오랜기간 대의원들 만나 표심 다지기

“앞으로 4년 동안 40년 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놓고 물러나겠다.”

야권 대표세력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이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허 회장은 보성고-연세대를 거쳐 신탁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한 축구인 출신이다. 협회 국제담당 이사와 국제담당 부회장 겸 상비군관리위원장(현 기술위원장)을 지냈다. 허 회장은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1997년 정몽준 명예회장에게 완패했고, 2009년 조중연 현 회장과 대결에서 선전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허 회장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답하다’를 모토로 ▲선진행정 및 국제협력 ▲시도협회·연맹 역량강화를 위한 분권화 ▲축구인 교육과 복지 증대 ▲경기력 강화 ▲축구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및 저변 확대 ▲깨끗하고 건강한 재정 등 6대 비전을 제시했다. 또 이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협회에 ▲특별자문회 신설 ▲온라인 회장실 신설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허 회장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분석해 본다.



○강점(Strength)

허 회장은 후보자 중 가장 늦게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준비된 후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정책 자료집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다른 후보에 비해 공약과 비전이 꼼꼼했다. 협회 내 축구발전국과 교육국을 신설하고 예산 분배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대목이 눈에 띄었다. 허 회장은 “현재 3만6000명인 등록선수를 10년 안에 100만 명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기반이 튼튼하면 자연스레 K리그와 대표팀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정몽규 후보가 7일 “한 해 예산을 30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비교해 허 회장은 “임기 내 수익을 20% 증액 하겠다”고 밝혔다. 목표치가 낮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나는 사업가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당장 50억원도 세이브 할 수 있다. (정 총재의) 3000억원 예산은 말처럼 쉽지 않다”고 현실론을 폈다.

○약점(Weakness)

허 회장은 대표적인 축구계 비주류다. 회장 선거는 축구 팬이나 국민, 축구인의 투표로 선출되는 게 아니다. 지방 시도협회장과 산하 연맹단체장 등 단 24명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한다. 협회, 연맹 내에 허 회장을 지원할 든든한 조직은 없다. 정몽규 후보처럼 확실한 고정표도 없다. 허 회장은 그 동안 대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자신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주력해 왔다.

○기회(Opportunity)

밑바닥의 지지가 큰 힘이다. 상당수 30∼50대 축구인들이 “한 번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도 많은 축구인이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 이런 정서가 대의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권이 정몽규-김석한으로 갈라진 것도 허 회장에게 호재다. 김 후보가 끝까지 완주할 지는 미지수다. 나중에 캐스팅 보드를 쥐려 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김 회장의 등장이 허 회장에게 실이 될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위협(Treat)

고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 병을 가진 사람’으로 많은 공격을 당했다. 허 회장 역시 반대 세력으로부터 비슷한 비난을 듣는다. 회장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한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다시 이 자리에 설 지를 두고 적잖은 번민을 했다. 가족들도 말렸다. 또 떨어지면 정말 창피한 것 아니냐”고 웃음 지은 뒤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자성했다. 나는 그저 축구인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싶다. 누구에게도 빚이 없다. 당선돼도 측근 중에 협회에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욕심 없이 도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년 동안 변화의 기초를 닦아 앞으로 40년을 위해 후배들에게 (대권을) 넘겨주겠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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