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출신 담철곤 회장, 현지 정서 맞춰 ‘仁마케팅’사상 처음 국내매출 앞질러
오리온그룹은 중국에 공장 4곳을 가동하며 생산된 제품 전량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매출은 2007년 1413억 원에서 2010년 5247억 원에 이어 지난해 1조13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48%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 1조13억 원은 초코파이로 환산하면 약 50억 개로 중국인 13억 명이 1인당 약 4개씩 먹은 꼴이다. 오리온 측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국내 매출을 처음 추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초코파이 브랜드를 ‘좋은 친구’를 뜻하는 ‘하오리유(好麗友) 파이’로 바꾸고 제품 정서도 ‘정(情)’에서 ‘인(仁)’으로 바꾸면서 중국 감성을 자극했다. 또 중국 내 도매상의 일종인 ‘징샤오상(經銷商)’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탄탄한 영업망을 갖췄다.
오리온그룹은 2010년 펩시 스낵부문을 제치고 미국 리글리에 이어 중국에 진출한 해외 제과업체 중 매출 2위로 도약했다. 40여 명의 오리온그룹 중국 주재원들은 평균 10년 이상 현지에서 근무하며 중국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 회장이 2000년 초 중국 현지 주재원들에게 ‘본사의 지원 없이도 생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라는 특명을 내렸다”며 “직원들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