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멘토 다단계 채용 미끼… 학생 명의로 휴대전화 개통한사람당 100만원씩 피해
“서울대 박사과정생 6명을 떼로 등쳐먹다니….”
서울대 공대 박사과정생 주모 씨(26)는 지인 소개로 ‘학습멘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중고교생들이 카페에 올리는 글에 댓글을 달고 게시물을 남기면 한 달에 12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명문대생을 데려오면 많게는 3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수수료를 받았다.
업주 권모 씨(35)는 이런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늘린 뒤 아르바이트 채용 당시 건네받은 주민등록증 사본으로 1000여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판매 보조금을 챙겨 달아났다. 주 씨와 함께 일한 같은 연구실 박사과정생 5명도 권 씨의 속임에 넘어가 개인당 100만 원에 달하는 기기 값과 통신비를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들뿐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재학생들로 그 수가 1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급하는 스마트폰으로 일해야 업무시간을 체크할 수 있다. 기기 값과 통신비는 모두 회사에서 대납한다”라는 말에 속아 순순히 명의를 빌려줬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