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야인시절 유적답사 행복… 아버지에 문화재복원 배워”
문화재청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첫날(11일)에 단독으로 여성·문화 분과에 보고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08년 인수위 업무보고 마지막 날(1월 8일)에 문화체육관광부 보고에 함께 끼었던 것과 사뭇 다른 ‘특별대우’다. 문화부는 이번에도 마지막 날(17일)에 업무보고를 한다.
첫날 업무보고 주체는 중소기업청과 국방부, 보건복지부처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국정과제를 소관하는 부서들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박 당선인의 특별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인수위 안팎의 설명이다.
박 당선인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1979년 이후 정치에 입문한 1998년까지 오랜 야인 생활 시절 “편안한 신발에 때로는 청바지 차림으로 전국 곳곳의 유적지를 돌아봤다. 문화유산 답사가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고 자서전에 썼다. 퍼스트레이디 역할 시절 문화유산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관심과 정책을 지켜보면서 “문화유산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아졌고 후손을 위해 우리의 것을 잘 보존하고 물려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불국사 복원, 경주 왕릉 발굴, 칠백의총 정비, 수원성 복원 등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박 당선인은 “아버지에게서 보고 배운 것들을 기록했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18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9년 문화재보호기금법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시 기금을 통폐합하는 추세여서 문화재만을 위한 기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업무보고 때 ‘전국의 문화유산 활용을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중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첫날 업무보고엔 기상청(법질서·사회안전 분과)도 포함됐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