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품질 수면을 보장하는 침실 고급인테리어 가이드옷장 빼고 안락의자-쿠션 배치해 안방을 호텔 객실처럼침실의 완성은 로맨틱 커튼+조명… 경추 베개 베고 스르르
새해에는 깊고 개운한 숙면으로 건강과 활기를 회복해 보는 게 어떨까. 높이를 평상 느낌으로 낮춘 침대에 자카르 원단의 침구, 보들보들한 퍼 담요, 은은한 분위기를 살리는 간접조명.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 르베이지’ 매장에서 추천하는 침실 스타일링을 참고해 보자.
프로이트는 수면을 “외계(外界)에 대한 모든 관심을 끊어버린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 말대로 잠을 자는 동안 사람은 외부와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고 절대적 휴식 상태에 들어간다. 하루 동안 누적된 피로가 서서히 풀리고, 쉴 틈 없이 돌아가던 생각의 회전도 느릿느릿해진다. 미국의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티노 씨는 인간 수명이 70년이라고 하면 잠자는 데 보내는 시간이 총 23년에 달한다고 말한다. 수면에 인생의 3분의 1을 쏟는다는 뜻이다. 잘 자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닐까.
최근에는 인테리어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좀 더 잘 자기 위한 ‘웰 슬리핑(Well-sleeping)’ 인테리어가 다양해지고 있다. A style이 새해를 맞아 수면 시간을 좀 더 편안하고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프리미엄 스타일을 소개한다.
호텔 같은 침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침실 인테리어 트렌드는 ‘잠을 자는 곳’이란 침실의 본래 기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옷장을 드레스룸 등에 빼놓는 대신 남는 공간에 안락의자나 작은 티테이블 등을 배치해 휴식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호텔이 이와 같은 배치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호텔식 침실 꾸미기에 효과적이다. 공간이 여유 있어지는 만큼 때로는 과감하고 독특한 오브제 등을 사용해서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늑하면서도 따뜻하게 연출하는 게 유행이다. 벽은 되도록 밝고 패턴이 없는 컬러로 마감하는 것이 좋고 커튼과 패브릭도 은은한 컬러 베이스에 도드라지지 않는 패턴으로 선택한다. 필요할 경우 쿠션이나 베개 커버, 러그 등으로 포인트를 주면 된다. 침실 스타일링에서는 간접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침실이 밝을 경우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메인 조명보다는 다양한 간접조명을 설치해 약간 어두우면서도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게 해 보자.
침실 소품은 편안함과 따스함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침구는 깔끔함을 강조한 화이트가 인기이며 니트와 퍼 소재로 아늑함을 더해주는 쿠션을 포인트로 쓰면 좋다. 언제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실크 소재의 라운지웨어나 안대 등도 침실 한편에 자연스럽게 배치해보자. 라운지웨어와 쿠션은 ‘메종 르베이지’(왼쪽). 인도산 면 소재의 화이트 침구는 까사미아 제품.
매트리스와 침구 선택법
소재 측면에서 지금껏 시장을 주도해 온 것은 대부분 스프링 매트리스였는데 최근 라텍스, 메모리폼, 스마트폼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매트리스가 등장하는 추세다. 라텍스는 고무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탄력이 좋으면서도 기존 스프링 매트리스와 느낌이 비슷해 고가에도 선호도가 높다. 메모리폼이나 스마트폼은 좀 더 비싸다. 메모리폼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에 탑승한 비행사들의 비행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개발한 소재로 폴리우레탄이 주성분이다. 밀도가 높고 탄성이 낮아 강한 충격도 흡수할 수 있으며 푹신한 특성 때문에 젊은층에서 인기다. 최근에는 너무 딱딱하지도, 부드럽지도 않게 폴리우레탄의 비율을 적절히 변형한 스마트폼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메모리폼이나 스마트폼 매트리스는 대개 퀸사이즈 기준 200만 원대부터 판매된다.
침구는 호텔식의 깔끔함을 강조한 제품들이 대세다. 침구 전문 브랜드인 이브자리 관계자는 “모던을 넘어 심플함을 강조하는 상품이 인기”라고 설명한다. 호텔식 침구는 6수 이상의 촘촘한 최우수 새틴 원단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침실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극대화해 준다. 심플한 화이트가 잘 나간다. 이불 내장재로는 계속되는 한파 덕분에 보온성이 뛰어나면서도 가벼운 구스다운이 인기다. 헝가리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과 시베리아 같은 추운 지역 거위털일수록 고급으로 분류되니 출신지와 함유 비중을 잘 따져 보자.
침구에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니트나 퍼 소재로 만들어진 쿠션이나 담요를 활용하면 된다. 메종 르베이지에서는 여우나 토끼털로 만든 퍼 담요(가격 미정), 쿠션(160만 원대)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심하게 침대 맡에 걸쳐 놓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스타일링 아이템이 될 뿐 아니라 부드러운 촉감 덕분에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솔솔 단잠이 들게 한다.
최적의 수면환경을 위한 기능성 베개와 쿠션들. 엎드려 잘 때 숨을 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작된 템퍼의 옴브라시오 베개, 독서나 수면 시 다리를 올려놓거나 엎드릴 수 있는 까르마의 보디케어 쿠션, 템퍼의 밀레니엄 베개, 책상에 놓고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한 까르마의 낮잠베개(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기능성 베개들로는 경추 보호 베개를 비롯해 코골이 방지 베개,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쿨링’ 베개, 다리나 허리 어깨 등 신체 부위에 초점을 맞춘 베개 등이 있다. 이런 기능성 베개들은 솜 베개에 비하면 가격대가 높지만 매트리스나 이불보다는 가격 부담이 덜해 프리미엄 수면용품의 ‘엔트리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성 베개 브랜드 까르마는 허리의 건강과 두뇌의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경추 베개(9만 원대)와 어깨 보호에 특화된 숄더 솔루션 베개(15만 원대) 등을 선보이고 있다. 코를 고는 사람에게 유용한 호흡 솔루션 베개(18만 원대)의 반응도 좋다. 최근에는 목주름 예방 미용베개로 ‘뉴다이아 필로우’(14만 원)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나사의 신소재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진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도 수면 자세에 따라 효과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베개를 판매한다. 옆으로 누워 자거나 웅크리고 자는 자세에 좋은 베개가 특히 인기다. 엎드려 자는 자세에 좋은 베개는 숨을 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별 모양으로 제작됐다. 15만∼20만 원 선.
침실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커튼과 조명 제품. 겉은 벨벳 소재 커튼, 속은 자수 망사 커튼을 사용한 ‘커튼명가 창’의 사계절용 커튼(왼쪽)과 발광다이오드(LED)로 은은하게 촛불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필립스의 ‘이매지오 LED 캔들라이트’. 각 업체 제공
완성은 조명으로
세 군데 관절을 조절해 높이와 분위기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까사미아의 ‘조인T’ 램프. 까사미아 제공
외부로부터 빛과 한파, 무더위를 차단하는 암막 커튼이 지난해부터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사계절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커튼부터 벨벳이나 자카르 등 고급 소재로 만든 커튼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커튼 명가 창에 따르면 최근에는 리넨, 실크, 면 등 천연소재로 된 커튼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관리가 까다롭고 비싸지만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조명은 간접조명을 사용하는 게 아늑한 공간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침대 옆 탁자에 두고 쓰는 테이블 스탠드 중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타입의 갓이 없는 구스넥 테이블 램프가 인기다. 거위 목과 같이 길고 유연한 몸체에 각도를 조절하기가 쉬워 독서용으로 적합하다. 최근에는 미니 선반이나 침대 프레임에 집게로 고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구스넥 미니 조명도 나왔다. 빈 공간을 다양한 컬러로 채워주는 조명 액세서리는 아늑할 뿐만 아니라 로맨틱한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다. 필립스의 ‘이매지오 LED 캔들라이트’는 은은하게 흔들리는 촛불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LED 제품이다. 양초를 켜고 자는 게 불안한 사람에게는 양초의 분위기를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효과적인 아이템으로 반투명 컵 안에 들어 있는 LED 전구가 진짜 촛불처럼 은은하게 흔들린다.
▼ 불면이라면 머리맡에 ‘디퓨저’를 ▼
● 잠 못드는 밤을 이기는 이색 제품들
잠을 청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스피커가 내장된 베개 ‘리듬패드(까르마)’, 머리맡에서 은은한 향을 퍼뜨려주는 디퓨저(메종 르베이지) 플라워패턴의 배스로브와 폭신한 침실용 슬리퍼(까사미아). 각 업체 제공
어느 시인은 “도시의 밤은 불면의 지옥”이라고 노래했다. A style이 소개한 모든 것을 갖춰 놨는데도 끊임없는 고민이나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는 독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서 불면을 물리칠 이색 소품들을 알아봤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로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잠시 침대를 벗어나라고 말한다. 억지로 자려고 하면 긴장을 유발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간단히 반신욕을 해도 좋다. 입욕제로는 사케(청주)가 50%가량 들어간 ‘사케 베스’(400mL·14만6000원)나 달콤한 향이 나는 럭쉬의 ‘섹스밤’(200g·9800원) 등이 인기다. 피로와 긴장이 풀리면서 잠을 청하기 쉬워질 것이다. 반신욕 뒤엔 플라워 패턴의 독특한 까사미아의 배스로브(7만9000원)를 걸치고 향초, 아로마 오일 등을 활용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분한 음악을 듣는 것도 잡념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된다. 까르마에서는 내부에 스피커가 내장된 베개인 ‘리듬패드’(22만 원)를 내놨다. 베고 누워서 음악을 청하다 서서히 잠들기 좋은 아이디어 상품이다. 머리맡에 디퓨저를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은은한 향기가 퍼지면서 심신의 안정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메종 르베이지에서는 세라믹 지점토와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어진 꽃 모양의 디퓨저(3만5000원)를 선보였다. 디퓨저 자체만으로도 침실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글=박선희 염희진 기자 teller@donga.com
사진=김덕창 포토그래퍼(studio 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