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왼쪽 사진)은 200억원이라는 상상 이상의 야구발전기금을 써내 10구단 유치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강단을 드러냈다. 이에 맞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도 80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손수 서류에 써넣는 정성을 보여줬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부영 막바지 공세 위기감…이석채회장 스타일도 한몫
이중근회장은 80억 직접 써…10구단 변수될지 주목
‘KT 200억원 VS 부영 80억원.’
‘야구발전기금’으로 KT-수원은 200억원, 부영-전북은 80억원을 적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영도 예상을 넘어서는 거액을 제출했지만, KT의 200억원 베팅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다. 그만큼 KT가 10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었을 뿐더러 당초 ‘적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부영의 막바지 파상 공세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측이 적어낸 야구발전기금의 차이인 120억원이 10구단 창단주체를 가릴 중요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여기서 평가위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것은 야구발전기금이었다. PT 변수가 있지만, PT가 차별화되지 않을 경우 야구발전기금은 수치상으로 명확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판단 근거이기 때문이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20억원의 야구발전기금을 냈을 때, 이 금액은 KBO와 상의를 거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두 후보기업(지역)이 적어낸 야구발전기금은 다르다. 상대보다 비교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명확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복수의 평가위원들은 평가위원회가 종료된 뒤 스포츠동아에 “KT는 야구발전기금으로 200억원을 제시했고, 부영은 80억원을 적어냈다”고 확인해줬다.
이미 부영 이중근 회장은 KBO에 7일 25부의 10구단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일일이 (한부한부에) 야구발전금액을 직접 적었다. 많이 쓴 것 같기는 하다”고 밝혔다. NC의 20억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부영의 80억원은 분명 큰 액수다. 부영은 이와는 별도로 연고지역인 전북 아마야구발전기금으로 100억원 투자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더 통 큰 의지’를 보인 쪽은 KT였다. KT의 200억원은 그야말로 예상을 깬 거금이다. KT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T의 200억원 베팅에 대해 “KT 이석채 회장은 대기업과 싸울 때도 움츠리거나 위축되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그런 성향을 고려하면 부영과의 대결에서 밀린다는 것은 개인 자존심뿐 아니라 KT의 이미지 전체를 생각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10구단 창단주체로 결정되는 기업은 야구발전기금 외에 10구단 창단에 대한 가입금을 별도로 내야 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