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구단 유치전 왜 그렇게 뜨거웠나?
리틀야구·중고교야구팀 확대 등
12구단 체제까지 많은 시간 소요
제10구단의 주인을 가리는 경쟁은 정말로 뜨거웠다. 수원-KT와 부영-전북은 역량을 총동원해 ‘총성 없는 전쟁’을 펼쳤다. 간혹 네거티브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가 하면, 평가방식의 공정성에 대해 서로 의혹의 눈초리도 보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하면 이 정도의 경쟁은 스포츠답게 순수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국내 아마추어 야구팀의 숫자와 프로야구 시장의 규모로 봤을 때 2015년 10구단의 1군 참여 이후 12구단체제로까지 확장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구도 그렇고, 고교팀의 숫자도 그렇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프로야구단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12개 구단·양대 리그 체제로 가야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맞지만, 그러기 위해선 야구산업과 관련한 기초체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린다. 고교야구팀을 늘리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렵다. 일본과 같은 3000여개 팀은 꿈이고 최소한 100개 단위는 되어야 선수수급이 원활해진다. 고교야구팀이 늘어나려면 리틀야구팀, 중학야구팀의 확대도 선행되어야 한다. 선수는 1∼2년 새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경제활동인구도 줄고, 출산율도 낮아지고, 인구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앞으로 프로야구 진출을 원하는 주체는 기존 구단을 인수해 연고를 변경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는 창단보다 더 어렵다. 결국 당분간 신생팀 창단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예상됐기에 부영-전북과 KT-수원의 경쟁은 더욱 뜨거웠는지 모른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 @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