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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호철 “문학으로 北의 변화 이끌어냈으면…”

입력 | 2013-01-11 03:00:00

52년만에 ‘판문점’ 후속작 발표




“‘판문점’을 발표했을 때 이십대 후반이었는데 이제 50년이 넘게 흘렀잖아. 이 시점에서 돌아보니 남북 관계는 그때보다 안 좋아진 것 같아.”

소설가 이호철 씨(81·사진)가 1961년 발표한 단편 ‘판문점’의 뒤를 있는 ‘판문점2’를 52년 만에 내놨다. 그는 판문점1, 2를 묶은 소설집 ‘판문점’(북치는마을) 출간에 맞춰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문열, 황석영이 남북 관계를 (다룬 소설을) 쓰는데 내가 보기에는 성이 안 차. 그나마 북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내가 이제 여든이 넘었으니 한번 다시 써보고 싶었지.” 1932년 함남 원산 출신인 작가는 6·25전쟁 때 월남했다.

‘판문점2’는 ‘판문점1’의 시점에서 50여 년이 흐른 남북 관계를 짚는다. ‘판문점1’은 1960년대 초 남한 기자인 진수와 북한 기자들의 대화 형식이었다. ‘판문점2’는 현재 시점의 진수와 그의 보수적인 친구 영호가 주고받는 대화다. 신작에는 북한의 독재, 권력 세습, 인권 유린 등을 비판하고 남북 간의 대화를 촉구하는 작가의 강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의 독재와 권력 세습에 반대하는 것이지. 현실적으로는 어떤 명분이든 (남북이) 만나고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아져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해.”

이 씨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2013년 체제 만들기’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 교수의 ‘2013년 체제’에서 이북 체제의 (문제점이) 한 번도 보이지 않는 것은 상당히 치명적이야. 지금 이북의 상태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되지.”

“내가 초점을 두는 남북 관계는 딴 게 없어. 중국의 변화를 살펴서 어떻게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느냐 하는 거야. 북이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싶고, 문학으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봐.”

이 씨는 1950, 60년대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무궤도 제2장’(북치는마을)도 함께 펴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