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대에 지하철 등 철도망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교통 여건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 경기도는 철도를 자동차 버스와 대등한 대중교통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7년까지 18조147억 원을 투입해 12개 노선, 총연장 268.8km 구간의 철도를 연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 출퇴근길 변화…원정 쇼핑도 늘어
이들 지역은 출퇴근 교통수단 변화는 물론이고 역세권의 쇼핑 지도도 바꾸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 개통으로 수원 영통 주민은 기존에 수원 구도심의 갤러리아백화점이나 수원역의 AK플라자를 이용했으나, 이젠 지하철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죽전역)이나 분당 롯데백화점(수내역), AK플라자 분당점(서현역)으로 원정 쇼핑을 즐기고 있다.
주부 정미화 씨(49·영통2동)는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분당선을 타고 신세계백화점을 찾았다. 정 씨는 “수원 도심 백화점에 가려면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고 체증도 심했다”며 “지하철로 한 번에 가니 편해 분당으로 쇼핑을 가는 주부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영통역 주변에 있는 그랜드백화점이 문을 닫고 롯데마트가 입점한 것도 분당 지역 백화점들에 경쟁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 역세권 부동산 경기도 훈풍
철도 개통으로 인한 역세권의 부동산 경기 역시 호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도 평당 4000만 원에서 4500만 원으로 올랐다. 상동 월드부동산 이승훈 사장(45)은 “상동역과 부천시청역 부근의 전세 매물은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주택시장 침체 영향이 있지만 7호선과 분당선의 연장선 주변에선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매매가가 다른 지역보다 덜 떨어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 2017년 사통팔달 철도시대 개막
경기도는 올해 말 분당선 연장 마지막 구간인 망포∼수원역 구간을 개통한다. 성남과 여주를 연결하는 연장 57km의 여주선이 2015년, 2016년 상반기에는 부천 소사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조성 예정인 화성 송산을 연결하는 USKR선이 건설된다.
또 이 기간에 수서∼평택간 고속철도(KTX)가 개통돼 경기남부지역 교통 사정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현재 경기도 내 대중교통 분담률을 보면 버스가 28.9%로 철도 8.9%에 비해 3배가량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승용차(48.6%)와 택시(5.7%)다.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2017년이면 철도 분담률이 13.7%까지 늘어나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 불만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