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연구팀 ‘압전’물질 발라 전력 생산
MIT 연구진이 개발한 필름. 물을 흡수하면 팽창하고, 증발하면 수축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연구진은 움직일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이언스 제공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마밍밍 교수팀은 주변 습기를 흡수 및 증발시키는 과정에서 모양을 바꾸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 움직일 때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꿀 수 있어 반영구적 ‘발전기’와 다름없다.
연구팀은 단단한 고분자 물질(폴리피롤)과 부드럽지만 물을 만나면 팽창하는 물질(폴리올붕산염)을 합성해 튼튼하면서도 유연한 필름을 개발했다. 사람의 피부가 질기고 강한 엘라스틴 섬유 속에 부드러운 콜라겐 섬유가 들어있어 튼튼하면서도 유연하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필름은 자신보다 380배나 무거운 물체도 거뜬히 들어올릴 만큼 힘이 셌다. 0.025g의 필름 위에 9.5g의 유리판을 올려놓자 2mm 높이로 3초 동안 들어올린 것이다. 연구팀은 이 필름의 두께가 0.015∼0.04mm일 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보다 얇으면 종이에 달라붙었고 더 두꺼우면 움직임이 둔해졌다.
연구팀은 강한 힘을 내며 끝없이 움직이는 필름 위에 압력이 가해지면 전기를 만드는 ‘압전’ 물질을 얇게 덧붙인 뒤 전기회로에 연결하자 약 1V의 전압을 꾸준히 생산해내는 것을 확인했다.
마 교수는 “아주 적은 양의 물에서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이 필름의 장점”이라며 “운동복에 필름을 덧바른다면 땀에서 전기를 만들어 건강확인장치의 전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대한 리뷰를 발표한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이 필름이 생산하는 전력은 크지 않지만 환경감시용 센서나 나노 전자장비처럼 약한 전기라도 꾸준히 필요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11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