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5년전 과기부 폐지 생각난다”미래-창조 명칭도 논란 빚어
“인수위가 꾸려진 지 일주일이 돼 가는데도 과학계는 여전히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장의 연구자들은 (과학기술부가 폐지됐던) 5년 전 모습이 생각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합니다.”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 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련) 주최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과학기술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한 중견 연구자는 이 같은 얘기를 하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서 과학기술계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패널 일부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기초원천 연구부터 우주개발, 해양개발, 원자력 등 거대과학은 물론이고 과학대중화와 국가 연구개발(R&D) 기획조정까지 총괄하는 실질적 과학기술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과학기술부의 실질적 부활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쪽에서는 “미래부는 지식을 만들고 보호하기 위한 기획 중심의 역할을 하고 이를 집행하는 전담부처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과학계의 한 인사 역시 “정부부처 이름에 ‘미래’나 ‘창조’를 쓰고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미래 기획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명칭에 ‘미래’가 포함되는 순간 일상 업무가 되고 진짜 미래 기획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부에서의 가장 큰 성과는 교육과 과학의 융합으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차기 정부에서 조직이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융합’과 ‘창의성’이라는 원칙이 존중된다면 정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해 현재 교과부 시스템이 유지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