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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특사 한국말 인사에 중국말로 화답

입력 | 2013-01-11 03:00:00

■ 朴당선인, 장즈쥔 특사 접견
中과 대북정책 협력 강화… 美-中 외교 균형 잡을듯




시진핑 친서 전달받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중국 특사로 방한한 장즈쥔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만나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1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중국 정부의 특사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의 접견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대북정책에서 양국의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박근혜 외교’의 키포인트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한중 관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지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당선인은 접견에서 “한중 관계가 급속히 발전하게 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양국 사이에 있는 강한 문화적, 역사적 유대감”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과 장 부부장은 농담도 주고받았다. 장 부부장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한국어를 배웠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다소 어설프게 말하자 웃음이 터졌고 박 당선인은 중국말로 “신녠콰이러(新年快樂)”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한국어 발음이 어려웠겠다”고 하자 장 부부장이 “제가 원래 유머 전공”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에서 당선인의 인기가 높고 당선인을 중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로 여긴다”며 “당선인이 감명 깊게 읽은 책 ‘중국철학사’의 저자인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이 내 스승”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박 당선인이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단 접견에서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박 당선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이 농담을 할 정도로 중국어를 구사하고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특사를 맡는 등 여러 차례 중국을 찾아 중국을 잘 아는 정치인으로 본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2005년 방한했을 때 박 당선인을 만나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을 표하자 관련 서적을 인편으로 보내줄 정도로 두 사람의 친분도 깊다. 시 총서기는 2011년 12월, 지난해 3월, 10월 박 당선인을 초청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기반들을 토대로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균형외교를 통해 미중 간 협력에 기여하겠다는 외교 기조도 엿보인다. 박 당선인 측의 한 관계자는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이 나올 때도 미중 간 데탕트(긴장완화)라는 배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15, 16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