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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 류현진, 타석에는 안나가도 되나

입력 | 2013-01-12 03:00:00

■ NL도 지명타자 도입 움직임




1973년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의 지명대타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한 찰리 핀리(왼쪽)와 당시 첫 지명타자로 타석에 선 뉴욕 양키스의 론 블룸버그.

류현진의 미국 프로야구 진출로 야구팬들은 볼거리 하나가 늘었다.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류현진이 타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류현진 소속팀 LA다저스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NL) 소속이라 류현진도 타석에 선다. LA, 샌디에이고, 피츠버그 등 NL 팀에서 뛰었던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3개의 홈런을 쳤다.

지명타자는 정확히 40년 전인 1973년 1월 11일(현지 시간) 세상에 등장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주이던 찰리 핀리는 “투수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서는 지명대타(DPH·Designated Pinch-Hitter)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구단주들을 설득하고 다녔다. NL팀들은 이에 반대했지만 아메리칸리그(AL) 12개 팀 구단주들은 표결을 통해 8 대 4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1973년 4월 3일 뉴욕과 보스턴의 경기에서 론 블룸버그(뉴욕 양키스)가 6번 지명타자로 나와 첫 타석에서 볼넷을 기록하면서 지명타자 시대의 막이 올랐다. 블룸버그는 원래 외야수 출신이었다.

AL팀 구단주들이 지명타자 제도 도입에 찬성했던 건 1960년대 후반부터 리그가 지독한 투고타저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1968년 AL 타격왕에 오른 칼 야스트렘스키(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율은 0.301밖에 안 됐다. 리그 평균 타율도 0.230에 그쳤다.

지명타자 도입 효과는 1973년 곧바로 나타났다. 1972년 0.239이던 AL 평균 타율은 0.259로 2푼이나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NL은 0.248에서 0.254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지명타자제가 도입된 뒤 39년간 경기당 평균 득점도 AL은 4.65점, NL은 4.34점으로 AL이 많다.

두 리그 간 차이는 인터리그 경기에서도 드러난다. 1997년 인터리그가 시작된 뒤 역대전적에서 AL은 2081승 1883패(승률 0.525)로 NL을 앞서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NL팀이 지명타자를 쓸 때는 원래 주전이 아닌 선수 1명이 라인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격력 상승효과가 적다”라고 분석한다.

올 시즌부터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NL에서 AL로 옮긴다. 양 리그가 15팀씩 홀수 팀 체제로 재편되는 것.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인터리그 경기를 늘려 스케줄을 조정할 방침이다. 지명타자가 등장하는 경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야후 스포츠 칼럼니스트 안나 히아트 씨는 “지명타자 제도를 거부하는 NL은 전통을 위한 전통에만 집착하고 있다”라며 “이제 NL에서도 지명타자를 도입하는 게 시대적 흐름에 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규인 기자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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