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판문화사/이노우에 스스무 지음·이동철 외 옮김/492쪽·2만8000원·민음사
유럽이 인쇄본의 요람기를 지나던 15세기 후반 명나라는 성인기에 도달해 있었다. 중국 명청시대 학술사와 사상사를 연구해온 저자가 춘추시대 책의 시작부터 송나라 인쇄 책의 등장을 거쳐 명나라 말기 대중적 보급에 이르기까지 2000년의 중국 책 문화사를 사본(寫本)의 시대와 인본(印本)의 시대로 나눠 살폈다. 학술서이면서도 ‘베스트셀러, 낙양의 지가를 높이다’ ‘시험의 천재 백거이’ ‘소동파와 무단 출판’ 같은 소제목이 보여주듯 흥미로운 일화가 많다. 일본에서 2002년 출판됐음을 감안해 ‘옮긴이의 말’에 이후 연구 성과를 친절하게 소개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