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소설만 써왔던 프랑스 문단의 스타 작가들이 어린이의 세계를 다루거나 어린이 독자를 겨냥한 문학 작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말로센 시리즈’로 유명한 공쿠르상 수상 작가 다니엘 페나크(69)는 지난해 10월 동화책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Ernest et C´elestine)’을 내놓았다. 페나크가 자신의 절친 가브리엘 뱅상을 위해 썼다고 밝힌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 곰 아저씨 에르네스트와 생쥐 아가씨 셀레스틴의 재미있고 신비한 모험담을 그렸다.
현존하는 프랑스 문학의 최고 지성 미셸 투르니에(89)는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Vendredi ou la vie sauvage)’을 어린이 버전으로 새로 내놓았다.
유럽에서 명성이 자자한 미셸 뷔토르(87)도 어린이용 콩트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미국 스위스 이집트 등에서 프랑스 문학 교수를 지낸 그는 지적이면서도 심오한 작품들을 주로 써왔다.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어린이용 작품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작가들이 문학적으로 절정에 이르는 순간이 되면 작가적 영감을 갖게 된 어린 시절을 새롭게 돌아보게 된다는 분석이 있다.
또 어린이용 작품은 작업할 때 스트레스가 덜하고 작품에 대한 만족도도 훨씬 높다고 한다. 여기에 전례 없는 불황 속에서도 어린이책 시장만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상도 상업적 성공을 노리는 스타 작가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되고 있다고 일간 르피가로는 진단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