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당국, 난팡주말 파업지지 유명인 줄줄이 호출

입력 | 2013-01-12 03:00:00

대만출신 가수 - 구글차이나 前사장 등… “차 한잔 합시다” 불러들여 회유-경고




“차 한잔합시다.”

중국 정부의 검열에 항의해 파업했던 광둥(廣東) 성 주간지 난팡(南方)주말 사태가 진정단계에 들어서자 당국이 공세적인 여론 관리에 나서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난팡주말 파업을 지지했던 유명 인사들이 당국에 호출돼 불려가고 있다. 명목은 차 한잔하자는 것.

대만 출신 가수 애니 이(伊) 씨는 1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지금 차 마시러 간다. 맛있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 포스트는 금방 삭제됐다. 구글차이나 사장을 지낸 미국 국적의 리카이푸(李開復) 씨도 웨이보에 “지금부터 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직 동(東)과 서(西), 북(北)만 말하겠다”고 했다. 난팡주말은 ‘남쪽 지방의 주말’이라는 뜻이다. 리 씨의 발언은 난팡주말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유명 인사는 “인터넷에서 발언할 때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SCMP는 정부 당국이 이번 사태를 완전히 끝내는 데 예민해져 있다고 밝혔다. 웨이보에서는 ‘난팡주말’이라는 단어로 11일 현재까지 검색이 안 된다. 또 난팡주말은 9일부터 기자들이 업무에 복귀해 10일자가 정상 발행됐지만 기존에 4개 면이던 정치섹션이 화보집으로 대체됐다.

공안 당국은 파업이 끝나자 그동안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던 광저우(廣州) 시 난팡주말 사옥 앞 시위대에 대한 해산에 돌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0일 밤 활동가 4명이 사복경찰에 끌려갔으며, 이 중에는 외신을 통해 이름이 알려졌던 하반신 마비 농민공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체포 과정에서 “나는 납치됐다”라고 소리쳤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