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A 씨처럼 박 전 대통령과 연관된 양주를 선물하거나 마신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960, 70년대 청와대에 납품했던 배다리 막걸리도 매출이 늘었다. 주류 시장에 ‘박풍(朴風)’이 분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 12월 박 전 대통령이 마신 것으로 알려진 양주 시바스 리갈과 로열 살루트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11일 밝혔다.
반면 한국 중장년 남성에게 인기가 높은 수입 위스키인 밸런타인과 조니 워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와 23.8% 감소하는 등 다른 위스키는 대부분 매출이 줄었다. 위스키 소비가 연말에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시바스 리갈과 로열 살루트를 찾는 소비자만 많았던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양주는 유흥주점 등에 공급되는 양주와 유통 경로가 다르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배다리 막걸리를 생산하는 고양탁주의 김수정 공장장은 “11, 12월에 막걸리는 비수기인데 지난해 말에는 전년 대비 20∼25% 매출이 늘었다”라며 “브랜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점이 크지만 박 전 대통령이 마시던 술이라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바스 리갈과 로열 살루트는 둘 다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술이다. 시바스 리갈은 1979년 10월 26일 서울 궁정동 안가(安家)에서 발생한 박 전 대통령 시해 사건 현장에 있던 술로 유명하다. 로열 살루트는 미국에 다녀온 박준규 당시 공화당 의장서리가 박 전 대통령에게 선물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마신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술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