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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반복되는 정권말 특별사면 논란

입력 | 2013-01-12 03:00:00

MB,측근 특사 추진 잡음… DJ-盧정권때도 예외 없어
민주 “셀프 사면인가” 공세




이명박 대통령이 설을 전후로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친인척과 측근에 대한 특별사면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야가 연일 한목소리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11일 평화방송에서 “죄를 지었는데 누구는 징역 살고 누구는 석방되고 이런 건 형평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이 잘못했다고 판단했는데 풀어주는 것은 법치주의 파괴”라며 “특권층에 대한 특혜는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통합당은 “MB(이 대통령) 패밀리 살리기” “셀프 사면”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현안대책회의에서 “과거 왕조 시대에도 다른 죄인은 다 풀어줬어도 뇌물을 챙긴 죄인은 안 풀어줬다. 제발 옛날 법대로만 하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5년마다 되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02년 12월 31일 ‘국민대통합’을 명분으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등 122명을 사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2007년 12월 31일 측근이었던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임동원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 등 75명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다. 특히 임, 신 두 전직 국정원장은 상고 포기로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일 만에 사면이 이뤄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 때 야당이 내놓은 논평은 그대로 갖다 써도 될 정도다. 2002년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대변인은 “법을 존중하는 일반 국민에게 깊은 좌절감을 줬다”고 비판했고, 2007년 야당(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법치주의 파괴형 사면이자 측근 구하기 사면”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기 말 사면이 마치 떠나는 대통령의 ‘마지막 통치 행위’로 용인되면서 ‘봐주기 사면’이 반복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사면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