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스포츠동아DB
■ KIA 이종범 주루코치가 이를 악 무는 이유
“어? 다리 내려온다. 다리 내려와. 더 할래? 여기서 멈출래? 열심히 하자. 열심히!”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화 2군 전용훈련장. 한화 이종범(43·사진) 주루코치의 우렁찬 목소리가 실내훈련장에 울려 퍼졌다. 이 코치가 주문한 지옥의 근력훈련을 소화한 내야수 중 1명인 오선진(24)은 “죽을 것 같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훈련은 혹독해도 웃음은 넘쳐났다. 이 코치는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었다. 그는 “지도자로 배우러 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코치로 처음이고,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아이들이 야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 코치는 “연고도 없는 데다, 팀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결정에 후회는 없다. 이 코치는 “아이들이 성실하고 착하다.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한다”고 흐뭇해하고는 “야구는 연습이 아닌 실전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야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펑고 배트를 더 힘차게 휘둘렀다.
홍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