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 ‘대가족’(1963년·캔버스에 유채)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은 매우 특별한 갈매기다. 다른 갈매기들이 선창가를 기웃거리며 먹이를 탐내는 시간에도 홀로 더 멀리, 더 높이 나는 법을 연습한다. 조나단에게 비행(飛行)은 존재의 의미, 자유의지, 해방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신이 단순히 뼈와 깃털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원하는 어디로든 갈 수 있고 원하는 어떤 존재도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은 갈매기 사회가 강요하는 질서와 법칙에 순종하는 대신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조나단을 떠올리게 한다.
새인 듯 구름인 듯, 구름인 듯 새인 듯, 하나이면서 두 개인 이미지는 눈을 헷갈리게 한다. 마그리트는 왜 알쏭달쏭한 그림을 그렸을까?
남과 다른 눈으로 세상 만물을 새롭게 바라보라는 뜻이다. 익숙한 새를 낯설게 하면 눈길을 끌게 되고 그 순간 호기심이 발동한다.
친숙한 것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창안하는 창의발상법이다.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변화가 두려워 익숙한 것만 찾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우리의 정신을 각성시키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는 접어두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장롱날개가 있다.
날개가 녹슬기 전에 조나단처럼 비행 연습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