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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희 “식스맨 영수-봉수, 먼저 뛰어”

입력 | 2013-01-15 03:00:00

박지현-김주성 대신 선발로 최대한 버티면서 수비 집중
실점 줄어들며 팀도 상승세… 동부 8경기 6승2패 수훈




강동희 동부 감독은 요즘 ‘영수와 봉수’가 예뻐 죽는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8분 남짓밖에 안 되는 둘이지만 “지금 분위기로서는 주전급”이라며 치켜세운다. “딸이 있으면 사위로 삼고 싶다”고 할 정도다. “영수와 봉수가 아니었으면 지금 같은 상승세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강 감독의 얘기다.

김영수와 김봉수는 동부가 2라운드 중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게 한 동력이다. 둘은 경기를 뛰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은 식스맨이다. 이런 둘에게 기회가 왔다. 주전들의 체력이 후반 들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한참 앞서던 경기를 역전패하는 일이 잦자 강 감독이 묘수를 짜냈다. 식스맨인 영수와 봉수를 먼저 내보내 주전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 가드인 영수는 주전 박지현을, 센터인 봉수는 김주성을 대신해 경기에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다. 박지현과 김주성은 둘 다 올해 34세로 체력에 부담을 느낄 만한 나이다.

1984년생 동갑내기인 영수와 봉수가 함께 선발 출전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 28일 전자랜드와의 경기 때부터. 이후로 동부는 최근까지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위인 모비스에만 두 번 졌다. 한때 1할대까지 떨어졌던 승률도 4할대로 끌어올렸다. 2007년 대학 졸업 후 5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둘은 주전들의 체력 비축과 함께 동부의 상승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명지대 03학번 동기인 둘은 2007년 김영수가 오리온스에, 김봉수가 동부에 입단하며 갈라졌으나 지난해 김영수가 동부로 옮기면서 다시 뭉쳤다. 구단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둘을 한방에 배정해 룸메이트로 엮어 놨다. 강 감독은 “식스맨들이 활력소 역할을 하면서 주전들이 자극을 받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둘은 선발로 나서도 출전 시간은 대개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 정도만 버텨줘도 팀에는 큰 도움이 된다. 강 감독도 둘에게 많은 걸 요구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오래 버티면서 수비에 집중해 실점을 줄이라고 주문한다.

김봉수는 “감독님은 상대 용병 수비를 맡아서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만 말라고 한다. 공격에 대해서는 별 얘기를 안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는 김주성이 허리 부상으로 빠진 13일 삼성과의 경기 때 20분 35초를 뛰면서 상대 용병 둘의 득점을 18점에 묶어놓았다. 김영수도 “감독님이 공격보다는 상대 가드에 대한 밀착 수비를 강조한다. 형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요즘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