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호랑이의 항해 ‘라이프 오브 파이’오스카의 품에 닿을 것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최우수 작품상은 ‘링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개 후보에 이름을 올린 ‘라이프 오브 파이’. 별 다섯 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 최근 1년 새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인 탐색과 화려한 볼거리를 결합하다니…. 예술이자 오락이며 산업인 영화의 존재 이유를 증명한 작품이다. 유명 배우도 없이 망망대해와 호랑이, 그리고 소년만으로 이런 영화를 만든 리안 감독에게 감독상도 함께 안긴다. 특수효과상은 보너스!
‘더 임파서블’의 나오미 와츠, ‘아무르’의 에마뉘엘 리바 등이 다투는 여우주연상은 인상적인 후보를 못 찾겠다. ‘사심(私心)’을 담는다면 ‘제로 다크 서티’의 제시카 채스테인에게 주고 싶다. 이제 서른을 조금 넘은 우아한 이 배우가 뭔가 해낼 것 같다.
여우조연상은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의 헬렌 헌트가 단연 우뚝해 보인다. 쉰이 넘은 나이에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한 헌트의 용기에 박수를…. 출연 분량은 적지만 헌트에게 여우주연상을 줘도 무방한 것 같다. ‘레미제라블’에서 짧지만 강렬했던 앤 해서웨이는 아직 젊잖아. 다음 기회에….
남우조연상은 로버트 드니로(‘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토미 리 존스(‘링컨’) 등 베테랑 배우들이 주연상 대신 조연으로 이름을 올려 받아도 별로 감흥이 없을 것 같다. 기자도 시상의 이유 상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