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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테러-에너지 분야부터 저강도 협의 추진

입력 | 2013-01-15 03:00:00

北核 전략대화 앞서 신뢰형성




외교통상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한국 미국 중국의 3자 전략대화 이행을 위해 ‘쉬운 것부터 3자 대화 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북한 핵 문제, 무력도발 같은 전통적 안보위협보다 자연재해, 국제테러, 해적, 불법이민, 에너지 문제 등 이른바 ‘비전통 안보위협(non-traditional security threats)’ 분야의 이슈를 중심으로 저강도 협의를 먼저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의 ‘비전통 안보위협 분야의 한미중 3자 전략대화 추진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비전통 안보위협은 전통적 안보위협에 비해 △토의 범위가 훨씬 넓고 △글로벌 과제여서 초국가적 공동 대응이 요구되며 △정치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 모두가 거부감 없이 협의에 응할 수 있는 이슈로 평가된다.

박 당선인의 외교 분야 주요 공약인 한미중 3자 전략대화는 패권경쟁을 본격화하는 주요 2개국(G2) 미중을 한국이 주축이 돼 한 테이블에 모으겠다는 발상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정체된 6자회담에 새 동력을 불어넣을 중간 단계의 다자협의체로서, 그 의미와 가능성을 주목해온 방식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세 나라가 협력의 명분이 뚜렷한 이슈부터 협의를 시작해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하면 3자 전략대화의 핵심인 북한 문제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한국이 3자 대화의 장을 주도하고 나서면 미국과 중국도 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신중한 추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이 두 강대국 사이에서 들러리만 서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3국 전략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외교적 역량부터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