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선호로 성비불균형 심각 여아낙태 年60만명 추산, 가부장문화-결혼지참금 폐해
인도에 사는 수만지트 씨(25·여)는 12세에 자기보다 열다섯 살이나 많은 남성과 강제로 결혼을 했다. 이후 여자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4차례나 낙태 수술을 했다. 지금 생후 1개월 된 딸 쿠시를 키우고 있지만 어린 딸의 목숨도 안전하지 않다. “시댁 사람들은 ‘딸을 낳으면 어떻게 하느냐. 옥상에서 떨어뜨려서 죽여 버려라’라고 구박한다”라며 “인형처럼 작고 귀여운 아이를 배 속에서 없애 버리는 것은 죄 아니냐”라고 CNN에 눈물로 호소했다.
잇따라 끔찍한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면서 인도 여성들이 연일 거리에 나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성폭행 자체도 큰 문제이지만 뿌리 깊은 여성 차별과 남아 선호 사상에 대한 반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13일 지적했다.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인도에서 연간 최대 60만 명의 여아가 낙태 수술로 세상에 태어나 보지도 못했다. 유니세프는 지금까지 인도에서 낙태를 당하거나 영·유아 때 살해된 여자 아이가 총 5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 결과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 2011년 인도에서 6세 이하의 남녀 성비는 1000 대 914로 집계됐다. 20년 전인 1991년 1000 대 947에 비해 불균형이 훨씬 악화된 것.
인도 여성 차별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부장적 문화와 결혼지참금이 꼽히고 있다. 인도에서는 남자만 가문을 이을 수 있고 힌두교식 장례 의식을 집행할 수 있다. CNN은 “경우에 따라 신부 가족의 전 재산을 신랑에게 결혼지참금으로 줘야 할 만큼 지참금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참금을 둘러싼 불화 때문에 연간 최대 10만 명의 여성이 살해된다. 산 채로 불태워지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라며 “가정 폭력,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으로 연간 200만 명의 인도 여성이 목숨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 남성이 늘어나면서 직업을 가진 여성에 대한 적개심이 커진 것도 여성에 대한 폭력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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