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애프터스쿨로 정착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목표를 세운 리지는 “캐릭터에 순간순간 다양한 감정을 넣는 재미가 크다”며 연기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사진제공|빨간약
■ 맛깔스러운 부산 사투리로 인기 MBC ‘아들녀석들’ 리지
고쳐치지 않는 사투리 한때 고민
있는 그대로 썼더니 ‘바로 그거야!’
나이드신 분들 알아봐 주실때 뿌듯
이게 바로 진짜 인기인거죠?
‘몽땅 내 사랑’이어 또 중간 투입
다음엔 처음부터 등장
홍보 포스터에 내 얼굴 띄울래요
“중간 투입은 이제 그만 할래요.”
리지는 두 작품에 모두 중간 투입됐다. 당초 계획에 없었던 캐릭터가 만들어지면서 리지는 ‘비밀병기’로 작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임무를 맡았다.
‘아들녀석들’에서는 부산 사투리로 열연을 펼치며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맛깔스런 사투리는 부산이 고향인 덕분이기도 하다. 출연하는 연기자 중 가장 입체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민폐 캐릭터다’ ‘시트콤 같다’ 등 혹평도 가끔 듣는다. 하지만 그는 “열의 아홉이 그렇다면 한 분은 칭찬해주셔서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첫 연기는 2010년 ‘몽땅 내 사랑’으로 시작됐다. 이전만 해도 막연히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간절하지는 않았다. 멤버들이 하나둘씩 연기를 하자 ‘언젠가는 나도 시켜주겠지’라는 기다림만 있었다. 하지만 ‘몽땅 내 사랑’을 하면서 그 기다림을 진득하게 기다릴 수 없었다.
“시트콤에 출연하면서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에서는 섹시함이라면 섹시함, 귀여움이라면 귀여운 콘셉트로 3분 동안 한 감정을 끌어가지만 연기는 한 캐릭터에 다양한 감정을 입혀내는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특히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인생을 살아보는 재미가 가장 컸어요.”
“사투리는 분명 핸디캡이 될 거에요. 그래서 표준어를 자연스럽게 쓰려고 노력 중이에요. 흥분하면 말이 빨라지고 사투리가 튀어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천천히 말하려고 해요. 사실 ‘아들녀석들’에서도 표준어로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뭔가 어색해 하시더라고요. 바로 사투리로 바꿨더니 ‘그래 그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리지는 ‘아주머니 팬’도 얻었다. 감격스럽다는 표정을 지은 채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으고는 말을 이었다.
“또래 친구들이 알아주는 것도 좋은데 나이 지극하신 분들이 알아봐주시니. 우와! 뭔가 뭉클해요. 한 번은 마트에 갔는데 한 아주머니께서 빵 하나를 더 넣어주시더라고요. 이런 게 진짜 대중적 인지도인 것 같아요. 하하!”
현장에서 막내인 리지는 분위기 메이커로도 예쁨을 받는다. 나문희 김용건 이성재 류수영 등은 리지의 더 나은 연기를 위해 동선을 다시 한 번 체크하고 감정을 잡는 법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따뜻한 마음이 절로 느껴져 감사할 따름이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몽땅 내 사랑’도 그렇고 ‘아들녀석들’에도 중간에 합류했어요. 그래서 포스터에는 제가 없어요. 이제는 중간이 아닌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어요. 다른 분들과 함께 말이죠.”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