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승민은 2013년에도 뒷문지기를 맡는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억대연봉에도 진입했다. 한화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치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안승민의 2013년 목표는 ‘30세이브’다. 스포츠동아DB
박찬호·류현진의 남자…폭풍성장 마무리
팀 떠난 박찬호·류현진 형과 룸메이트
슈퍼스타 보며 철저한 프로정신 배워
공은 느려도 제구력·포크볼 자신있어
30S 목표…억대연봉? 촌놈 출세했죠
○선발이 좋지만 마무리가 내 임무!
-일찍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어떻게 훈련하고 있나?
“가벼운 캐치볼 하고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복근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마무리투수로 뛰는가?
“그럴 것 같아요. 지난해는 멋도 모르고 했는데, 올해는 진짜 제 보직이 된 것 같아요.”
“네. 사실 제가 전문 마무리투수도 아니고, 또 ‘언제까지 마무리 하겠어?’ 그런 생각이었죠.”
-원래 선발투수를 꿈꾸지 않았나?
“지금도 7대3 정도로 선발이 좋아요. 하지만 팀을 볼 때 제가 선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캠프 오기 전에 ‘올해는 마무리다’, 맘속으로 결정하고 왔어요.”
-지난해 16세이브를 했다. 마무리 어떤가?
-마무리 하면서 어떨 때가 가장 좋던가?
“선발투수 승리 지켜주고 선발투수와 악수할 때죠. 그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특히 박찬호 선배님께 승리공 전달할 때 기분 진짜 좋았죠.”
-박찬호는 승리공을 챙기는가?
“네. 승리투수가 되는 날, 그 공을 항상 챙기셨죠. ‘고맙다. 수고했다’며 악수할 때 진짜 제가 큰일을 한 것처럼 좋았어요. 어린시절 우상이던 박찬호 선배님의 승리를 제가 지킨 거잖아요.”
-다저스로 떠난 류현진도 공을 챙기나?
“현진이 형은 그렇지 않아요. 한번은 세이브 하고 공을 갖다 줬는데, ‘됐다. 너 가져라’ 하더라고요.”
○슈퍼스타에게 몸 관리를 배웠다!
-공교롭게 류현진은 미국으로 가고 박찬호는 은퇴했다. 둘 다 안승민에게 각별한 정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진짜 영광이죠. 대한민국 최고 투수 두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니까요.”
-박찬호는 공주고 선배잖아?
“박찬호 선배님은 진짜 프로세요. 몸 관리를 어찌 그리 칼같이 하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예를 들면?
“11시가 되면 무조건 취침하세요. 그리고 아침식사, 점심식사, 항상 제 시간에 드시고요. 명상도 매일 하시죠. 술을 잘 못하시는데, 어쩌다 맥주 한잔이라도 하면 다음날 새벽 꼭 러닝을 해서 땀을 흘려요.”
-많이 배웠겠구나?
“시합에서 공을 잘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프로는 일상생활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죠. 선배님 따라 많이 했는데, 술 먹고 새벽러닝은 못하겠더라고요.”
-류현진과는 3년 동안 같이 생활했다며?
“네. 방을 하나 얻어 생활하려고 했는데, 현진이 형이 같이 있자고 해서요.”
-류현진은 무엇이 장점인가?
“편하게 살아요. 찬호 선배처럼 생활의 일관성이 있죠. 등판한 날부터 다음 등판한 날까지의 생활패턴이 거의 같아요. 말수가 적은 편이고, 어떨 때는 생각 없이 사는 사람 같기도 해요. 진짜 보통사람과는 다른 멘탈의 보유자죠.”
-항상 류현진은 밝고 긍정적인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이 그렇죠. 근데 지난해 삼성전을 마치고 술 먹으면서 괴로워한 적이 있어요.”
-2이닝 던지고 8실점한 날이구나?
“‘나는 잘못된 놈이야’, ‘나는 잘못된 놈이야’, 술 먹으면서 계속 스스로를 질책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맞아요. 오늘 형은 잘못된 놈이에요’ 했더니 웃더라고요. 형이 그렇게 힘들어 한 건 처음 봤어요.”
-둘과 비교하면 안승민의 몸 관리는 어떤가?
“저도 한다고 하는데 아직 멀었죠. 비교하면 60점 정도?”
○마무리투수라면 30세이브는 해야죠!
-많은 변화가 생겼다. 류현진, 박찬호가 떠났고 코칭스태프도 많이 바뀌었다.
“변화는 많지만, 저는 제 할 일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항상 하던 것처럼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마무리투수로서 올 시즌 목표는?
“기본 30세이브죠. 마무리투수라면 그 정도는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화 전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데?
“저는 꿈을 크게 갖는 편이죠. 마무리라면 30세이브, 혹시 선발 한다면 13승이 목표입니다.”
-마무리투수 안승민의 장점과 단점은?
“단점은 역시 구위겠죠. 제가 마무리투수 가운데 공이 가장 느리잖아요.”
-그렇다면 장점은?
“자신감이죠. 위기에도 저는 두려움이 별로 없어요. 위기일수록 몸쪽 승부를 잘하고요. 제구력과 포크볼도 자신 있고요.”
-제구력은 인정받고 있는 부분 아닌가?
“제구력으로 버티고 있죠. 포크볼도 지난해 두 가지로 던지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땅볼로 처리할 때와 삼진을 잡을 때 던질 공이 있습니다.”
○촌놈, 출세했죠!
-억대연봉선수가 됐다.
“촌놈, 출세했죠. 제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억대연봉을 받게 됐어요.”
-지난 3년 동안 꾸준하게 성적을 냈다.
“운이 좋았죠. 한대화 감독님이 기회도 많이 주셨고요. 특히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정말 행복합니다.”
-고1때 야구 그만둘 뻔했잖아?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1년 넘게 고생하셨죠. 야구를 그만둘까 고민도 많이 했죠. 저만 열심히 하면 지금보다 부모님을 더 기쁘게 해드릴 수 있다는 현실이 그저 좋을 따름입니다.”
-안승민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꿈은 뭔가?
“야구 잘해서 돈 많이 버는 거죠. 그게 가장 큰 꿈이고 목표입니다.”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아직 저는 1년, 1년, 열심히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선수입니다. 당분간은 1년만 생각하고, 1년 동안 죽도록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안승민은?
▲생년월일=1991년 6월 21일
▲키·몸무게=183cm·88kg(우투우타)
▲출신교=공주초∼공주중∼공주고
▲프로 입단=2010신인드래프트 한화 3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입단
▲2012년 성적=62경기 3승7패5홀드16세이브, 방어율 4.75(72이닝 53탈삼진)
▲2013년 연봉=1억6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