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엇갈린 평가
전영한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정부조직 개편을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때문에 새롭게 만든 부처를 제외하고는 조직 개편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역대 정부 중에서 정부조직에 가장 적게 변화를 준 사례일 것”이라며 “하지만 행정 프로세스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는 보이지 않고 단순히 각 부처의 기능을 재조정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나친 기능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부적인 역할이 나오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과학과 기술, 정보통신만 합쳐도 거대 조직인데 교육과학기술부의 일부 대학 지원 기능까지 가져간다면 과거 한 부처의 두 배 반의 역할을 하는 공룡부처가 된다”며 “그 경우 부처 안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제 부처의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도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이 나왔다. 경제부총리제 신설은 부처 간 힘겨루기에 대비한 조정기능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을 지식경제부로 보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한 데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직면할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제부총리제 신설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외교부에 속했던 통상 조직을 새로운 부처 소속으로 바꿀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축적해 온 통상 분야 노하우를 제대로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영한 교수는 “경제부총리제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 실패했던 제도”라며 “당시 기대했던 정책조정 효과는 별로 없고 행정 계층만 늘어나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없앴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박희창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