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崔 전위원 지인 밝혀
인수위가 침묵하는 사이 인터넷 매체 등에선 각종 설이 난무했다.
최 전 위원은 사퇴 이후 연락을 끊고 가족과 함께 지방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사정을 잘 아는 한 의원은 “최 전 위원이 현재 시골에 머물고 있다”고 했고, 다른 인사는 “경남 고성에 돌아가신 부친이 살았던 본가가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최 전 위원 자택은 현관문이 잠기지 않은 채로 있어 그가 사퇴를 결심한 뒤 급히 이동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코스모앤컴퍼니 문제가 드러났다는 얘기와 최 전 위원이 사임 의사를 밝힌 12일 오전에 국세청 업무보고가 있었다는 점을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처가에서 최 전 위원에게 인수위원직을 그만두라고 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GS그룹 측은 “최 전 위원이 GS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건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처가에서 인수위원직을 그만둬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 “최 전 위원 부부는 2010년 GS 관련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내부 갈등설이나 보안유출 책임설과 관련해선 최 전 위원이 사의를 표명하기 직전까지 인수위원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으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최 전 위원은 사의를 표명한 12일 오전 국가정보원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오후 4시경까지 전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인수위 사무실로 돌아온 건 이날 오후 5시 반경이었다.
그는 김용준 인수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동료 위원들에게 “인수위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문제가 발생했는데, 내 개인 비리는 아니고 나로 인해 벌어진 일 같지는 않지만…”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뉘앙스가 제3자로 인해 벌어진 일을 자신이 대신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고 최 전 위원이 굉장히 억울해한다는 느낌도 받았다는 전언이다. 최 전 위원의 한 지인은 “최 전 위원이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인수위에서 해명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최 전 위원이 11일 오전에 누군가에게서 메모를 받았고 이 메모에 최 전 위원의 결격사유가 담겼다는 얘기도 있다. 11일 오전이면 국방부의 업무보고 때다. 한 참석자는 “최 전 위원이 ‘남북군사회담 준비가 잘돼 가느냐’라고 물었고 이견이나 언쟁도 없고 중간에 눈에 띌 만큼 자리를 비우지 않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인수위원은 “국방부 업무보고 때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았다”고 전했다. 전날인 10일 밤 최 전 위원은 통일부 인수위 팀 관계자들과 인수위 인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표정이 밝았다고 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