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채팅 합숙소 등지서 12명 구출해 北 송환
북한 여성들을 꾀어 탈북시킨 뒤 음란 화상채팅을 강요하고 농촌에 팔아넘겨 강제 결혼시킨 인신매매단이 중국 공안 당국에 적발됐다.
16일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와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발행되는 신문화보(新文化報) 등에 따르면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시 공안국은 외국인(북한인)이 포함된 인신매매 일당 5명을 검거했다.
공안국은 이들 일당이 헤이룽장(黑龍江)성 등지로 팔아넘긴 외국(북한) 여성 12명을 구출해 귀국시켰다고 15일 밝혔다.
공안 당국은 지난해 7월 옌지시의 한 파출소에 외국인 부녀자를 인신매매한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시작했다.
당국은 같은 해 9월 옌지시에서 헤이룽장성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주범인 스(石) 모(47)와 최모 씨(25·여)를 체포하고 북한 여성 1명을 구출했다고 설명했다.
옌지시 공안국은 이들의 자백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해 지난해 12월 북한인 김 모를 포함한 나머지 일당 3명을 추가로 검거하고 모두 12명의 북한 여성을 구출해 송환했다.
조사 결과 중국인과 북한인으로 구성된 이들 인신매매단은 지난해 4월부터 각자역할 분담을 통해 북한에서 20~40대 여성 20명을 꾀어 중국으로 탈북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북한 여성들에게 "중국에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속여 이들이 중국으로 탈북하면 합숙소에 감금했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북한 내 공범에게 여성을 1인당 3000~5000위안(51만~85만 원)에 사들인 뒤 헤이룽장성 등지에 팔아넘길 때는 1만~2만5000위안(170만~425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주범인 탈북여성 최모 씨는 2007년 같은 방식으로 중국 헤이룽장성의 한 시골에 팔려가 장애인과 결혼한 뒤 다른 남성에게 다시 팔려 아이까지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씨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옌볜주 허룽(和龍) 출신의 중국인 스 모 씨 등과 공모해 인신매매에 나섰으며 북한 여성을 중국 농촌에 팔 때 한 명당 2000위안(34만 원) 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인신매매단은 탈북 여성들의 합숙소에 컴퓨터를 설치하고 나이가 어린 여성들에게 음란 화상채팅을 시켰다. 공안이 현장을 급습했을 당시 합숙소에는 8명의 탈북 여성이 감금돼 있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둔 북·중 접경 지역인 옌볜 일대는 그동안 북한 주민의 주요 탈북 루트로 지목돼왔다.
이 때문에 공안 당국이 탈북자를 비롯한 불법 입국자를 제3국으로 밀입국시키는 행위에 대한 단속과 검거 활동을 수시로 벌이는 지역이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