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문제를 고민하던 육군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인권센터는 7일 오후 3시15분경 충남에 있는 육군 모 부대 소속 A 일병(24)이 지하 보일러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현장에서 함께 발견된 A4 용지 16장 분량의 글에는 자신의 동성애 성향과 이에 따른 군대 적응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적혀 있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일병은 지난달 정기휴가 때 예정보다 하루 늦은 27일 복귀하면서 미복귀 이유에 대해 "(동성애 문제로) 자살하려다 포기했다"고 군 헌병대에 진술했다.
A일병은 또한 지난달 30일 국방부 '생명의 전화'에 실명으로 자살 시도를 털어놨지만 군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A일병의 문제를 사전에 알고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이 생명의 전화 등을 운영하면서 병사들의 자살을 예방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듯 실제 상황에서는 구멍이 크게 뚫려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 관계자는 "A일병이 휴가에서 늦게 복귀한 후 자살 시도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죽고 싶었다'고만 털어놨으며 부대는 전문 상담사를 연결해준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상담 결과 본인의 성 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부대 변경 등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