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삶을 즐기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국내 유통산업의 새로운 소비 파워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일과 여가, 봉사 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니어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 주부에서 시니어로 눈 돌리는 홈쇼핑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불문율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홈쇼핑에서 성공한 방송의 공통점을 따져봤더니 시니어 세대에게 어필하는 상품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주로 비수기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들이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던 휴양지 특집은 실제로는 장년층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방송한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처럼 비행시간이 짧고 유적지가 많은 여행지는 50, 60대 이상 고객이 83%를 차지했다. 목표 대비 130% 이상 매출을 올린 안마의자 렌털 서비스 등도 시니어 고객의 영향이 거셌다.
임현태 현대홈쇼핑 마케팅팀장은 “2000년대 초반 30, 40대였던 ‘홈쇼핑 1세대 고객’들이 이제 40, 50대 장년층이 된 데다 홈쇼핑 구매에 익숙한 60대 이상 고객도 계속 늘고 있다”며 “이들을 잡기 위한 새로운 상품과 편성이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 유통업계 “액티브 시니어를 잡아라”
액티브 시니어의 영향력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시니어 산업이 2020년까지 12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생활용품 업체 유한킴벌리는 아예 액티브 시니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전문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유한킴벌리가 지난해 말 요실금 때문에 외출을 꺼려하는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해 선보인 ‘디펜드 스타일 팬티’는 현재까지 5만 통의 문의전화가 쏟아지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보청기 방송에 이어 2월에는 ‘장수 흙침대’를 렌털 방식으로 선보이고 향후 건강보조식품이나 성인용 기저귀 등 홈쇼핑에서 팔기 어려웠던 시니어 상품의 판매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 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 ::
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는 세대로 외모,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으며 여가 및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문화 활동에 나선다는 점에서 ‘실버세대’와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