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산업단지에서 15일 오후 불산이 누출됐지만 청주시가 마련한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대처하면서 큰 피해를 막았다.
16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3분경 충북도 소방본부에 불산이 누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는 산업단지 유리가공업체에서 직원 주모 씨(28)가 작업 도중 불산이 들어 있는 PVC파이프를 발로 밟아 깨뜨리면서 8% 농도의 불산 2500L가 흘러나온 게 화근이었다. 당시 주 씨는 보호 장비를 착용해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누출된 불산은 안전 처리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임시 저장탱크를 거쳐 폐수 처리시설로 옮겨졌다. 기화한 불산도 시설 내 흡착시설에 걸러져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신고와 소방서의 화학차 출동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사고 발생 사실도 1시간 안에 거의 모든 관계기관에 통보됐다.
이는 청주시가 지난해 발생한 경북 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교훈 삼아 마련한 매뉴얼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청주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불산 등 유독물질을 다루는 252개 업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사용하는 화학물질 종류, 사용량, 자체 사고 대응 방안을 조사해 맞춤형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규모가 큰 50개 업체 담당자가 참여하는 안전관리협의회를 구성해 매뉴얼을 토대로 사고 대응교육을 했다. 당시 교육에는 이번에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 업체도 참가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