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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골프장 겨울특수 실종

입력 | 2013-01-17 03:00:00

국내 골퍼들 발길 줄어 도민 그린피 30% 할인 등 영업손실 메우기 안간힘
유료 눈썰매장 운영도




제주시 아라동 제주골프장이 지난해 말부터 내린 눈이 녹지 않아 골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자 드라이빙 레인지를 눈썰매장으로 만들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골프장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매년 겨울이면 한파를 피해 오는 골퍼로 특수를 누렸지만 올해는 발길이 뜸해지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16일 제주시 한라산골프장. 예전 같으면 육지에서 찾아온 단체 골퍼들로 붐빌 상황인데도 예약은 20여 팀에 불과했다. 주말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말 쌓인 눈으로 20여 일 동안 휴장한 뒤 가까스로 문을 열어서인지 썰렁한 분위기였다. 골퍼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었지만 골프장 관계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이 골프장은 고심 끝에 16일부터 제주도민에게 그린피를 30%가량 깎아주는 상품을 내놨다. 도민이라도 끌어들여 영업 손실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한라산 해발 600m가량의 다소 고지대에 위치한 제주골프장은 쌓인 눈이 녹지 않아 2개월 동안 휴장하고 골프코스에 유료 눈썰매장을 만들어 18일부터 운영한다. 제주시 블랙스톤골프장은 그린피 할인 이벤트를 할까 고민했지만 고급 골프장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저지대 골프장은 봄 같은 날씨여서 라운딩이 가능한데도 한라산 설경이 자주 언론에 나오면서 마치 제주 전체가 눈 세상이 된 것처럼 잘못 알려져 골퍼들의 발길이 동남아,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지역 29개 골프장을 찾은 이용객은 도민 69만1642명, 도외인 110만3718명 등 모두 179만5000여 명이었다. 2011년 181만8000여 명에 비해 1.3% 감소했다. 골프장 이용객은 2009년 160만5000여 명에서 2010년 155만7000여 명으로 사상 처음 줄었다가 2011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당시 이용객 감소에 충격을 받은 제주도와 골프장업계가 ‘골프 페스티벌’로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혜택을 주면서 이용객을 끌어모았지만 약발이 오래가지 않고 ‘반짝 특수’로 그친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골프 관광객을 유치하는 대형 이벤트를 계획하지 않고 있지만 골프장들이 합심해서 자구 노력을 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