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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패션업계, 적극적 M&A로 몸집 불린다

입력 | 2013-01-18 03:00:00

美 케이스위스 사들이고… 네파는 사모펀드 손잡고
“인수대금 2000억원, 세계 3대 브랜드로 키울것”
MBK, 네파 인수후에도 경영은 네파 측에 맡길듯




패션업계에 연초부터 대형 인수합병(M&A)이 줄을 잇고 있다. 이랜드가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인 케이스위스를 인수했고 국내 5위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

패션업계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해외 브랜드 매물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업체가 증가하면서 패션업계 M&A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연초부터 줄 잇는 대형 M&A

이랜드는 17일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패션회사인 케이스위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2000억 원으로 케이스위스 주식 전부를 사들였다. 이랜드 측은 “이번 인수로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패션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며 “케이스위스를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은 세계 3대 스포츠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테니스화 러닝화 등으로 유명한 케이스위스는 2011년 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다.

같은 날 국내 아웃도어업체인 네파는 MBK에 인수됐다. 국내 사모펀드가 아웃도어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첫 케이스다. 네파 측은 “국내 및 해외사업을 보다 발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MBK파트너스를 영입해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하는 계약을 했다”며 “MBK가 최대주주가 된 후에도 김형석 대표가 계속 경영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시장업계는 MBK가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53%를 5500억 원에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 해외진출 노리는 한국 패션기업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국내 패션업체들의 대형 M&A 열기는 최근 1, 2년간 꾸준히 이어진 흐름이다.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이랜드는 2011년 이탈리아 벨페를 인수한 데 이어 만다리나덕까지 사들였다. 제일모직도 2011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콜롬보를 인수했으며 이엑스알코리아는 지난해 카스텔바작을 사들였다. 또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월 한섬을, 신원그룹은 이탈리아 잡화 브랜드 로메오산타마리아를 인수했다.

이처럼 패션업계에 국내외 대형 M&A가 활발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탓에 유명 브랜드들이 좋은 조건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잠재력 있는 국내 대형 패션업체들로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좋은 기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가 SPA 브랜드와 해외 고가 브랜드 사이에 치이는 국내 중견 패션업체들로서도 해외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통한 자본 확보를 고려할 것”이라며 “당분간 패션업계의 M&A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패션기업의 성장성이 높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네파는 국내 5위 아웃도어업체이지만 지난해 약 4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60% 성장한 수치로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빠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선희·권기범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