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 작품을 통해 일본 영화의 존재는 서구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라쇼몽’의 원작을 쓴 사람은 35세의 나이로 요절한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1892∼1927). 일본 근대문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고 도쿄대 재학 시절에 첫 소설을 발표했다. ‘막연한 불안’을 이유로 자살하기 전까지 10년 동안 150편의 작품을 남겼다. 전설과 중세의 이야기를 세련된 심리 드라마로 풀어낸 그의 소설은 일본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를 기리기 위해 1935년 아쿠타가와상이 제정됐다.
▷이 상은 기성작가에게 주는 나오키상과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인(新人)문학상이다. 해마다 1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수상자를 발표한다. 수상자 중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와 국내에도 잘 알려진 무라카미 류 등 일본 문학을 빛낸 작가가 수두룩하다. 재일동포로는 이회성(1972년), 고 이양지(1989년), 유미리(1997년)에 이어 2000년 현월 씨가 이 상을 받았다. 수상자 명단을 보면 이시하라 신타로의 이름도 들어 있다. 일본 단체에서 정치인의 우익적 성격을 평가한 결과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태양의 계절’이란 소설로 1956년 이 상을 받았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