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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대한항공, 감독 경질 극약처방 안통해… 삼성화재에 0-3 완패

입력 | 2013-01-18 03:00:00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2009∼2010시즌 초반 4승 5패로 부진하자 진준택 감독을 전격 퇴진시키고 신영철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내세웠다. 충격요법의 효과는 눈부셨다. 4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꾼 대한항공은 KEPCO에 패해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당시 팀 최다인 10연승을 질주했다. ‘만년 3위’ 대한항공이 강팀으로 이미지를 바꾼 계기였다.

3년 전 그 느낌이 너무 짜릿했기 때문일까. 대한항공은 올스타전 휴식기였던 지난주 최근 2시즌 연속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신영철 감독을 물러나게 했다.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대한항공이 생각했던 신 감독의 대안은 서남원 수석코치. 하지만 서 코치가 신 감독과의 의리를 내세워 구단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일이 꼬였다. 결국 막내 코치였던 김종민 코치가 감독대행, 문성준 전력분석관이 코치를 맡았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 감독대행 체제의 시작은 3년 전과 달랐다. 하필이면 선두 삼성화재와 만난 것부터 운이 없었다.

삼성화재가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을 3-0(26-24, 25-13, 27-25)으로 누르고 2연승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에 0-3으로 진 것은 2011년 1월 20일 이후 2년 만이다. 삼성화재는 1세트에서 듀스를 허용했지만 상대 범실 덕분에 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서는 13점만 내주며 일방적인 세트를 끝냈다. 두 팀은 3세트에서 다시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승리는 집중력에서 앞선 삼성화재의 몫이었다. 삼성화재는 레오가 서브 3득점을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4점을 올렸고 석진욱과 고희진이 나란히 7점씩 보태며 ‘고참의 힘’을 보여줬다.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김 대행은 “나부터 너무 긴장을 했다. 감독님 나가신 뒤 사흘 동안은 훈련보다 선수들과 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오늘 지긴 했지만 우리 것만 제대로 하면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해원 감독의 교통사고 부상 이후 신동연 감독대행 체제로 꾸려가고 있는 여자부 흥국생명은 최하위 인삼공사를 3-1(25-22, 18-25, 25-22, 25-16)로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