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마스터 정재욱의 즐거운 골프교실]
초보 여자가 무슨 좋은 채가 필요하냐, 우선 스윙부터 가다듬고 그 다음 채 타령을 해야지 하는 것이 그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이다.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선 스윙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그 다음 좀 더 전문적인 피팅을 할 수 있으며, 본인에게 맞는 클럽을 나중에 고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나의 레슨을 담당하는 20대 젊은 프로가 한창 사용하던 클럽을 50 ~ 60대 연배인 나에게 사용하라고 해 보자. 아이언 클럽의 샤프트는 가장 무겁고 강한 스틸 샤프트가 장착되어 있을 것이고, 강하고 무겁기는 드라이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드라이버는 아무리 띄우려고 하여도 낮게 깔려 가는 뱀 샷 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결국 클럽의 ‘무게’와 ‘강도’에 이겨내질 못하기 될 것이다.
WB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우리나라 야구팀 국가대표가 출범식을 했다고 해서 문득 떠오르는 비교가 있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니, 이대호 선수가 선호하는 배트의 무게는 약 920그램 정도라고 한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배트의 평균 무게가 860 ~ 870 그램이라면 이보다 한참 무거운 무게이다. 만약 1번 타자를 맡을 이용규 선수에게 이대호 선수의 배트를 사용하게 한다고 생각해 보자. 아무리 빼어난 선수라고 하여도 본인에게 훨씬 무거운 배트를 휘두를 때에 그의 특유의 순발력 있는 스윙이 나올 리 만무하다.
과연 초보자, 입문자들도 피팅이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필자는 이런 대답을 하곤 한다. 물론 세부적이며 기술적인 사양에 대한 피팅은 필요하지 않은 단계이나, 샤프트의 무게나 강도 만은 입문자의 근력이나 체력에 얼추 맞게 시작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만, 레슨을 통한 스윙의 습득 속도가 빨라지고, 제대로 된 스윙폼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 골프라는 운동이 그리 지겹고 발전 없는 운동이라는 자괴감이 사라질 것이다.
피팅마스터 정재욱
후지쿠라샤프트코리아 (☏02-548-57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