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애비’ 칼럼은 1956년 1월 9일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처음 등장했다. 필립스 씨는 그 당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제가 주부이기는 하지만 현재 지면에 나오는 칼럼니스트보다 더 잘 쓸 자신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신문의 편집장은 반신반의하며 그를 회사로 불렀고 직접 칼럼을 써보게 한 뒤 주당 20달러에 필립스 씨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칼럼은 등장한 지 3주 만에 맥노트 신디케이트(일종의 통신사)를 통해 뉴욕 데일리 미러를 포함한 전국 일간지에 배포되기 시작했다. 정곡을 찌르면서도 따뜻하고 위트 넘치는 그의 칼럼은 세계 1400개 일간지의 독자 1억1000만 명이 애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도 애비에게 인생의 충고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편지가 인터넷으로 한 주에 1만 건 이상 도착한다. 그가 알츠하이머병으로 2002년 펜을 내려놓은 뒤 딸 진 필립스 씨(71)가 현재까지 모친의 칼럼을 이어 쓰고 있다.
그가 사용한 ‘애비’라는 필명은 구약성경 사무엘 상(上)에 나오는 여성 애비게일과 그가 가장 좋아했던 제8대 미국 대통령 마틴 밴 뷰런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