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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인질 670명 구출… 외국인 30여명 소재불명

입력 | 2013-01-19 03:00:00

서방정유사 직원 철수령… 인질극 단체 “추가공격 할것”




알제리 인아메나스 천연가스공장 인질 구출작전으로 약 670명의 인질이 구출됐지만 외국인 30여 명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현장에서는 알제리군의 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저지른 테러단체는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알제리 국영통신은 18일 “외국인 인질 132명 중 약 100명이 구출됐다”고 보도했으며 알제리군은 “알제리인 573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구출된 사람은 약 67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 30여 명이 여전히 억류돼 있거나 숨어 있는지, 아니면 사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질범들은 서방 측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모리타니 ANI통신은 이 사건의 주범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일부 언론에 배포한 비디오를 통해 “미국인 인질 2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의 주범인 오마르 압델라흐만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2명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로 수감돼 있는 파키스탄인 아피아 시디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벨모크타르는 프랑스가 말리에서 철군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마스크를 쓴 여단’은 18일 “알제리인은 외국 기업들이 운영하는 시설에 접근하지 마라. 예상치 못한 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알제리군이 계속 테러범 색출 및 인질 구조작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미국과 미국인을 공격하려는 테러범들이 숨을 곳은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사건현장에 무인정찰기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될 것을 예상한 서방 정유사들은 직원 철수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성명을 내고 “본사 직원 11명을 포함해 이 공장에서 일하던 수백 명의 직원이 대피했다”라고 밝혔다. 가스전을 공동 운영하는 노르웨이 스타토일은 17일 공장의 비필수 인력 40명을 본국으로 데려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석유그룹 셉사는 안전을 위해 현지 공장 두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알제리 중심부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가스전에서 일했던 필리핀 근로자 34명도 알제리를 떠났다. 로이터통신은 18일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현장에서 약 48km 떨어진 공항에 미국 항공기가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말리 사태와 관련해 프랑스를 간접으로 지원해 온 미국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다음 주 프랑스를 돕기 위해 수송기 지원과 관련 인력 파견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 인질이 얼마나 많이 사망했는지에 따라 국내 여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미국인 인질이 숨졌을 경우 프랑스의 말리 군사작전에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겠다던 기존 태도를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말리 정부군은 18일 이슬람 반군이 장악했던 중부지역 요충지 코나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파리=이종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