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초 55년만의 혹한 불렀던 ‘성층권 돌연 승온’ 올해도 발생제트기류 약해져 찬공기 남하… 내달 중위도 지역 강추위 예고
‘성층권 돌연 승온’은 지표에서 10∼50km 높이의 성층권 온도가 갑자기 수십 도 올라가는 현상을 뜻한다. 보통 이맘때 성층권 온도는 영하 60∼70도인데 여러 요인에 따라 갑자기 영하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기온이 오르면 지표에서 20km 높이 성층권에서 빠르게 부는 바람인 ‘극소용돌이’가 균형을 잃고 약해진다. 약해진 소용돌이는 성층권 아래 대류권에 영향을 미친다. 북극 상공을 강하게 돌며 냉기를 가두던 제트기류도 이 여파로 균형을 잃고 약해진다. 제트기류가 힘을 잃으면 찬 기운이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온다.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시작되면 보통 15일 뒤 날씨의 변화가 일어난다. 7∼10일 나타났으므로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중위도 지역에 강력한 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현상의 영향을 받은 제트기류가 어떤 형태의 흐름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파가 어느 대륙 또는 어느 나라에 몰아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항상 한파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겨울 날씨의 매우 중요한 변수인 것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당초 한국 기상청은 매서운 추위가 이달에 끝나고 2월부터 평년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2월 강추위가 닥칠 가능성도 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18일 “성층권 돌연 승온 현상이 대류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아직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나타나면 북극 찬 기운의 영향으로 강추위가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