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계약한 구리광산… 차기정부 무관심에 철수 검토현지 “실망”… 자원외교 위기
2008년 계약 체결 당시 코로코로 광산은 구리 추정 매장량이 최대 1억 t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한국이 확보한 역대 최대 구리광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국내 기업이 자원개발의 모든 과정을 지휘한 해외 최초의 사업으로 광물자원공사를 포함해 LS니꼬동제련, 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캠볼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18일 에너지·자원업계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볼리비아 코로코로 구리광산 사업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자원개발은 탐사 과정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코로코로 광산 사업의 경제성에 대해 광물자원공사 측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이 사업을 담당했던 전현직 관계자들은 “2000억 원가량 투자하면 수년 내에 최대 2조5000억 원 상당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차기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데다 국회가 올해 관련 예산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물자원공사는 이미 1억6300만 달러(약 1728억 원)를 투자한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에 추가로 4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원업계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가 볼레오 광산에 추가로 투자하지 않으면 기존 투자금을 날릴 수밖에 없고 정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 다른 해외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파트너인 볼리비아 국영광물기업인 코미볼은 “일방적으로 사업을 철수하려는 한국에 실망했다. 앞으로 믿고 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코로 광산 사업에서 볼리비아 정부와 맺은 우호적인 관계를 토대로 이상득 전 의원이 적극 지원해 확보한 리튬 개발 사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세진·이서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