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불편 靑, 적극 대응 주문… 환경단체는 ‘江 복원’ 촉구“정권 교체땐 더 센 감사”… 감사원 관계자 발언 논란
“보 안전-기능 문제 없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감사원의 17일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며 설명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은 이날 합동브리핑에 나선 유영숙 환경부 장관.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감사원 내부에서는 “정권이 교체됐다면 더 강한 (감사)결과가 나왔을 것”이란 민감한 발언까지 나와 논란을 증폭시켰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례적으로 합동브리핑을 갖고 “핵심 시설인 보(洑)는 안전이나 기능상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감사원의 발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 장관은 “지난 2년간 홍수와 태풍을 거치면서 세굴(洗掘·강물에 강바닥이 패는 현상)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맞지만 감사원이 지적한 15개 보 중 12개는 이미 보강 작업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보 바닥보호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대형 보에 4m 미만의 소규모 보 기준을 적용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 하천설계 기준은 15m 이하로 통일돼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도 수질 관리 기준이 부적절하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정부가 잘못된 기준을 4대강에 적용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전문가들이 원칙에 따라 감사를 진행한 결과”라고 거듭 밝혔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권이 교체된 뒤 감사가 진행됐다면 지금보다 2배 이상 센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을 수도 있다. 부실 등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물어 주무부처 장관들이 검찰에 넘겨지는 상황까지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와 정부가 반발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정반대로 감사결과에 정치적 고려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4대강 사업 반대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전면 조사 △부실사업의 책임자 처벌 △보 철거를 통한 강의 복원을 요구했다.
이승헌·김철중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