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훤칠하고 잘 생겼지만 진짜 비대위원은 몸이 비대(肥大)한 나 하나다."
결연한 각오로 위기에 빠진 민주통합당을 구하겠다고 나선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이색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쏟아내면서도 달변가로 알려져 있다.
문 위원장이 민생현장 방문이나 의원총회 등으로 언론과의 접촉이 많아지자 그의 입담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이다. 그동안 나온 발언만으로도 '문희상 어록'을 엮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육중한 문 위원장은 이렇듯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이용한 유머를 자주 구사한다.
15일 전남 함평의 노인정을 방문했을 때도 문 위원장은 '얼굴에 복이 많이 붙어 있다'는 한 주민의 칭찬에 "제가 돼지 상입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낙연 의원은 "제가 국회 농림위원장이었을 때 열린 한우 시식회에 당시 국회부의장이던 문 위원장이 축사하러 왔는데 첫 마디가 '소 잔치에 돼지가 왔습니다'였다"고 말한 일화도 전했다.
18일 충남 공주의 한 마을회관 간담회에서는 함께 자리한 박수현 의원을 가리켜 "국회 안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이 박 의원이고 가장 못생긴 사람이 바로 저"라면서도 "못생겼지만 제 조카가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라며 가족 자랑을 하기도 했다.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진영 부위원장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과의 간담회 장소인 국회 당대표실에 도착한 문 위원장은 수많은 취재진을 보고 "아이고 밥(간담회 당사자)보다 고추장(기자들)이 많아"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문 위원장은 "만경창파의 일엽편주에 타서 누가 선장을 하느냐 싸우다 난파선이 돼 빠지면 결국 다 죽는다"며 당을 넓은 바다에 떠 있는 한척의 조각배에 빗대기도 했다.
대선 패배 후의 민심을 살피겠다고 나선 '회초리 민생현장' 행보에 동행한 한 의원은 "유려한 언변 못지않게 반대자의 얘기를 들어주고 따라오게 하는 '협치의 리더십'을 갖춘 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의 역할도 잘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