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 대졸 여성들의 고용률이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여성 임시직 비율은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한국 고학력 여성들의 경제활동 비율이 현저히 낮고, 여성들이 일을 하더라도 주로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에 종사한다는 것이다. 한국 여성 고용의 질이 매우 낮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일 OECD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고학력 여성 고용률은 60.1%로 분석대상 33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남녀 격차가 20%포인트를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고용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여성 임시직 근로자 비율에서도 27.7%로 비교 가능한 22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고 OECD 회원국 평균(12.5%)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어 스페인(26.6%), 포르투갈(22.4%), 일본(20.7%), 네덜란드(19.6%) 등의 순으로 여성 임시직 비율이 높았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여성고용구조와 정책과제'를 분석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OECD에서 쓰는 '임시직' 개념이 한국 기준과 다소 차이가 있어 실제 국내에서 여성 임시직 비율은 40%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여성 임시직 근로자 수는 1990년 165만 9000명에서 2011년 289만 5000명으로 74.5% 급증했다. 같은 기간에 남성 임시직 근로자가 38.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하는 증가율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홍 본부장은 "여성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 임시직 및 비정규직의 근로조건과 고용안전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상용직 고학력 여성의 출산·육아기 고용유지를 높이려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