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별중의 별입니다.” 20일 경산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1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MVP에 선정된 김정은이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종원 기자
농구축제 된 WKBL 올스타전
멋진 플레이땐 벤치멤버들 단체 댄스
네발자전거 레이스 등 이벤트 웃음꽃
중부선발, 남부선발에 4점차 역전승
벤치와 코트 곳곳에서 ‘까르르’하는 웃음소리가 터졌다. 긴박해야 할 작전타임은 올스타들과 관중들의 배꼽을 잡는 이벤트들로 대체됐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던 선수들이 한 팀으로 멋진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면, ‘벤치 워머’들이 일어나 신나는 엉덩이춤을 췄다. 20일 경산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중부선발(우리은행·하나외환·KDB생명)이 남부선발(삼성생명·신한은행·KB)에 86-80으로 승리했지만, 사실상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냥 ‘축제’였다. 최우수선수(MVP)로는 총 27표 중 19표를 받은 중부올스타 김정은(26·하나외환)이 뽑혀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올스타전은 1년 중 유일하게 6개 구단 선수들이 한 데 모여 웃고 즐길 수 있는 날이다.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은 선수들 역시 팬들만큼 들떴다. 일반 성인들보다도 다리가 긴 신정자(KDB생명)와 티나 톰슨(우리은행)이 네발 자전거를 타다 어린이들에게 추월당했고, 앳된 김단비(신한은행)가 운전 미숙(?)으로 자꾸 노선을 이탈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중부 위성우 감독(우리은행)과 남부 구병두 코치(KB)는 릴레이 이벤트의 ‘엑스맨’들 때문에 팔에 힘이 다 빠지도록 윗몸일으키기를 해야 했다. 선수들은 축하 공연을 위해 찾아온 어린이 가수 ‘리틀 싸이’가 등장하자 ‘누나 부대’가 돼 환호를 보내는가 하면, 다같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며 장내의 흥을 돋웠다. 앰버 해리스(삼성생명)나 나키아 샌포드(하나외환) 같은 외국인 선수들도 몸을 날려 하나가 됐다.
○MVP 김정은 “시즌 때도 이렇게 관중 많기를”
경기는 2쿼터 이후 남부가 계속 앞섰다. 그러나 막바지 들어 점점 점수차가 좁혀지자 선수들도 하나둘씩 승부사들의 눈빛으로 돌아왔다. 총 25분을 뛰면서 16점을 넣은 MVP 김정은은 “솔직히 막판에는 올스타전 같지 않게 조금 불이 붙었다. 작전타임 때 다들 ‘상금!’을 외쳤을 정도로 치열했다”고 귀띔했다. 결국 중부의 역전승. 김정은은 무승부로 끝난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도 박정은(삼성생명)과 공동 MVP로 선정됐다. 2년 연속 올스타전 MVP는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이다. 김정은은 “솔직히 남부 올스타 변연하(KB) 언니처럼 대단하게 잘한 것도 아닌데 MVP가 돼 쑥스럽다”면서 “팬들과 소통도 하고 같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상대팀들하고 늘 경쟁만 하다가 오늘처럼 승리에 대한 부담 없이 함께 하니 즐거웠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정규 시즌 때 매 경기 오늘처럼 관중이 많으면 선수들이 다 신나서 날아다닐 것 같다. 앞으로 다들 여자프로농구를 많이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