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낙원’ 순천만은 지금… 전남 순천시는 올해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가 660마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가 크게 늘어난 것은 철새 먹이주기, 철새보호구역 통제, 무논습지 조성, 내륙습지 복원 등 철새 서식지 환경개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순천시 제공
○ 순천만 철새는 즐겁다
흑두루미가 쉬고 있는 농경지는 겨울철에도 물을 빼지 않아 철새들의 쉼터가 되는 무논습지다. 무논습지는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생태계 보고인 순천만(2800만m²·약 847만 평)을 찾는 철새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대대동 주민이 참여하는 흑두루미 영농단은 순천만 인근 농경지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다. 농민들은 친환경벼를 하루 200∼250kg씩 철새먹이로 주고 있다. 농민들은 순천만 철새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다. 농민 서동원 씨(66)는 “철새들과 갈대, 갯벌 등을 보러오는 인파로 넘쳐나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순천만을 찾는 철새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탐방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올해 순천만 입구 자연생태공원 주차장 1500면을 700여 면으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주차장 면적을 절반으로 줄여 철새들이 쉴 수 있는 내륙습지로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순천 지역민들은 순천만을 철새들이 즐겨 찾는 편안한 쉼터로 만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
○ 천연방파제인 정원박람회장
순천만에서 순천 도심 쪽으로 5km 거리에는 정원박람회장이 있다. 111만 m²(약 33만6000평)의 박람회장은 순천 도심이 해안인 순천만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천연방파제(에코벨트·생태축) 역할을 한다. 또 연간 300만 명에 달하는 순천만 탐방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 공간의 기능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원박람회장 4대 시설 중 하나인 국제습지센터가 완공됐다. 국제습지센터는 용지면적 4만989m², 건물면적 9985m²인 지하 1층, 지상 2층 친환경건축물이다. 도로와 옥상을 하나로 연결한 뒤 잔디를 깐 지붕건축 기법이 활용됐다. 또 태양열, 지열 등으로 난방을 한다. 국제습지센터는 국내외 다양한 습지영상을 보고 순천만 서식 환경과 철새, 야생동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다른 시설인 주박람회장은 56만4000m²(약 17만 평) 규모다. 세계전통정원 10곳과 테마정원 12곳 등 87곳이 꾸며진다. 순천만 호수나 환상의 정원, 어린이놀이정원 등 다양한 정원을 볼 수 있다.
주박람회장과 국제습지센터를 연결하는 길이 175m, 폭 7.3m 교량인 꿈의 다리는 97% 정도 지어졌다. 수목원은 25만3000m²(약 7만6000평) 규모로 에코지오 숲, 철쭉원 등이 다양한 산책길과 함께 조성된다. 수목원은 82% 정도 조성됐다. 나승병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 사무총장은 “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해 도로교통, 숙박보건 등 119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행사 기간에 총 6495차례 문화예술 체험행사가 진행돼 정원박람회장이 거대한 생태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