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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가마우지떼 ‘여수 양식장 습격 사건’

입력 | 2013-01-21 03:00:00

혹한-폭설 피해 중부서 남하… 작년 12월부터 떼지어 나타나
5,6곳서 20여만마리 피해




전남 여수시 남면 해상 가두리양식장에 날아온 가마우지 떼가 양식 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다.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여수지소 제공

전남 여수시 해상 가두리양식장에 가마우지 떼가 나타나 양식 물고기를 먹어치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여수지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가마우지 떼가 돌산읍과 남면 등지의 가두리양식장에 날아와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고 있다. 해양수산과학원은 지금까지 5, 6곳의 양식장에서 20여만 마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가마우지 떼가 여수 가두리양식장을 집단으로 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수백 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하다 이달 초부터는 2000∼3000마리씩 떼 지어 몰려다니고 있다. 해양수산과학원 측은 “중부지방에 머물던 가마우지 떼가 혹한과 폭설을 피해 남쪽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먹잇감이 한데 모여 있는 양식장을 습격한 것 같다”고 밝혔다.

가마우지 떼가 노리는 먹잇감은 주로 1, 2년생 조피볼락(우럭). 가두리 위에 임시숙소를 지어놓고 어민이 상주하는 대형 양식장을 피해 인적이 드문 외딴곳의 소규모 양식시설을 주로 습격하고 있다. 여수시 남면 두라리 김근평 어촌계장(43)은 “지난해 6월 어린 조피볼락 10만 마리를 들여와 키웠는데 이달 들어 가마우지의 습격으로 8만 마리가 사라졌다”며 “처음에는 도둑맞은 줄 알고 해양경찰에 신고했는데 해양수산과학원 현장조사 결과 가마우지 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양식 어민들은 한파로 어류 동사(凍死) 피해에 이어 가마우지 습격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민들은 가마우지 피해를 막기 위해 관리선으로 순찰을 돌고 있으나 해질 무렵이나 아침 일찍 양식장을 덮치는 바람에 퇴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한 전남 해양수산과학원 여수지소장은 “가마우지는 날쌔고 잠수력이 뛰어나 양식장을 떼 지어 공격할 경우 삽시간에 많은 피해를 낼 수 있다”며 “어민들에게 양식장에 그물 덮개를 씌워주고 폭발음 등으로 접근을 막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