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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이 한줄]“마케팅의 전쟁터는 시장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속”

입력 | 2013-01-21 03:00:00

“구매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홍성태, 쌤앤파커스, 2012)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런데 경영학자와 실무자들이 최근에 내린 결론은 마케팅의 전쟁터가 시장이 아닌 고객의 마음속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홍성태 한양대 교수는 직접적인 구매행동을 유발하는 것이 생각(think)보다는 감정(feeling)이며, 이에 따라 구매설득의 초점을 소비자 머리에서 마음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어떤 제품을 좋아해야 할 이유를 찾아주는 것은 머리지만, 정작 구매할 이유를 찾아주는 것은 마음이다. 이는 이미 수천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에게 한 말에도 나와 있다.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머리에 호소하는 것보다 강하다. 머리에 호소하면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지만, 마음에 호소하면 사람들을 지금 당장 움직이게 만든다.”

이러한 감성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가 오리온 초코파이이다. 초코파이는 1974년에 출시돼 인기를 누렸지만, 15년쯤 지난 1989년에는 점차 경쟁상품도 많아지고 제품 수명 주기를 다하면서, 판매대에 올려놔도 집어가는 사람이 없었다. 1989년에는 시장에서 철수시키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때 오리온은 시각을 바꿔서 초코파이를 낱개로 팔던 기존 방식 대신에 박스로 사게끔 유도했다. 초코파이 한 박스를 사면 혼자 먹기엔 양이 많다. 그래서 이를 나누어 먹도록 유도한 광고가 ‘정(情) 시리즈’이다. 그 결과 초코파이는 국내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은 물론이고 중동이나 남미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

바꾼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브랜드에 ‘정(情)’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대반전을 이끌어냈을 뿐이다. 단지 정서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 죽어가는 제품을 살려낸 것이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사례는 마케팅적 관점에서의 정서를 이용해서 마케팅의 초점을 머리에서 마음으로 옮긴 것이다.

저자인 홍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던 아들에게 마케팅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면서 정리한 내용을 책으로 만들었다. 따뜻한 감정을 바탕으로 쓰인 책인 것이다. “우리 회사는 고객의 이성뿐 아니라 ‘정서’에도 적절히 호소하고 있는가?” 그 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