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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안개, 봄철 황사만큼 무섭다

입력 | 2013-01-21 03:00:00

㎥당 미세먼지 200μg 포함
기관지염-폐기종 등 유발… 아침 외출-강변산책 피해야




겨울철 안개에는 봄철 ‘약한 황사’와 맞먹는 m³당 20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이상의 미세먼지가 포함돼 있다. 동아일보DB

출근길에 한강변을 지나다 보면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낭만적 풍경을 자주 접하게 된다. 1월 중순 들어 한파가 다소 주춤하면서 눈이 녹은 데다 기온차 때문에 강을 따라 안개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혹적인 장미의 날카로운 가시처럼 겨울 안개는 멋진 풍경과는 달리 건강에 독이 되는 물질들을 품고 있다. 각종 미세먼지, 중금속,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등이 안개 속에 숨어 있다.

실제 1월 아침 안개 속에는 m3당 20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 넘는 미세먼지가 포함돼 있었다. 맑은 날씨일 때(50μg)의 4배가 넘는 양이며 봄철 약한 황사 속에 숨어 있는 미세먼지 농도(200∼300μg)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중동부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스모그가 상승 기류를 타고 국내로 넘어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질환에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겨울 안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기관지염, 폐기종, 비염, 폐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결막염, 아토피피부염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천식 환자, 면역력이 떨어지는 암 환자, 신생아, 노인 등은 황사 못지않게 겨울 안개를 조심해야 한다.

겨울 안개는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안개가 상대적으로 잘 생기는 아침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머물자. 강변에 살고 있다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아침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마스크를 지니고 다니면서 안개를 만날 때마다 쓰는 것이 좋다. 외출 뒤에는 손과 얼굴을 꼼꼼하게 씻고 입 안을 헹구는 등 개인위생 수칙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리 재료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등 식재료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안개 낀 거리를 걸은 후 기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가슴이 답답하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도움말=김호중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박무석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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