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벤츠 SUV ‘뉴 G클래스’ 탱크처럼… “보도블록 높이는 가뿐히”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는 ‘극한의 험로 주행용 차량’을 목표로 1979년 첫 모델이 출시된 후 34년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 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뉴 G350 블루텍’.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최근 시승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 G클래스’는 어떤 기분으로 차에 올라도 만족할 수 있는 차였다. 우직스럽게 느껴질 만큼 각이 잡힌 커다란 덩치와 정통 오프로더(험로 주행에 적합한 차)의 강력한 성능은 어떤 길이라도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외부로부터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3L급 6기통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뉴 G350 블루텍’. 최고출력은 211마력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1초다. 가속 능력만을 놓고 볼 때 일반 승용차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G클래스는 ‘G바겐’이라는 애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독일어 ‘토지(Gel¨ande)’의 첫 글자 G와 ‘차(Wagen)’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땅 위라면 어디든지 달릴 수 있는 차다. 보통 험로 주행용 차는 일반 주행에서 승차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포장도로 위를 달릴 때의 느낌도 무난하다. 툭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감정이 드는 건 장점일까, 단점일까.
위압감이 드는 겉모습은 그야말로 남성적. 두꺼운 문을 열고 여성 운전자가 내리는 반전도 어울릴 듯싶다. G클래스 특유의 디자인은 1979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이후 34년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독일 군용차로도 애용됐다. 이 차의 유리창은 모두 휘어짐이 없는 반듯한 사각형이다. 전쟁 중 유리창이 깨졌을 때 대용품을 쉽게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L당 7.4km의 낮은 연비가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 차의 구형인 ‘G500’은 5L급 8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L당 5km를 주행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족의 발전이다. 가격은 1억4850만 원.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